올 2·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는 삼성전자(005930)가 아닌 화웨이였다. 삼성전자나 애플이 아닌 다른 회사가 분기 기록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갤럭시노트20·갤럭시Z폴드2·갤럭시Z플립 5G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3종과 중저가형 모델을 쏟아내며 왕좌 쟁탈에 나선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와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를 인용해서 화웨이의 지난 4~6월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5,58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5,370만대를 출하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것이다. 휴대폰 업계에서 출하량은 제조사가 세계 이동통신사에 납품한 물량이다.
이번 기록은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화웨이는 전체 스마트폰의 70% 이상을 중국 본토에서 판매했다. 벤 스탠튼 캐널리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는 1년 전만 해도 예상 못했던 놀라운 결과”라며 “화웨이는 중국 경제 회복의 이점을 활용해 스마트폰 사업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 평가했다. CNBC는 중국의 14억명에 가까운 인구가 종종 자국 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올려놓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화웨이가 계속 1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국 본토 밖 지역에서의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P40 시리즈 등 최신 화웨이 스마트폰에서는 구글맵과 지메일, 유튜브 등 구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활용할 수 없는 것도 걸림돌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16%로 전년 같은 기간(22%)에 비해 급격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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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삼성전자가 출시할 갤럭시노트20·갤럭시Z폴드2·갤럭시Z플립 5G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들도 화웨이에게는 부담이다. 화웨이의 안방인 중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폴드와 갤럭시Z플립 1세대는 중국에서 연속 매진 기록을 세우며 이미 검증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갤럭시Z플립 5G를 공개하고 8월 5일 개최하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등 5개의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지난 30일 올해 2·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확대될 것”이라며 “갤럭시노트와 Z폴드 등 신모델 출시로 제품 믹스가 향상되면서 하반기 전반적 실적 개선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성태기자·곽윤아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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