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벼랑 끝 위기에 처했던 이스타항공의 재매각 작업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9월 말 또는 10월 중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28일 매각 주관사 실무자들과 킥오프 회의를 열고 향후 재매각 관련 일정과 진행 상황 등을 공유, 점검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들 3곳은 작년 제일병원 회생 건을 맡아 부지 매각과 DIP(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 금융약정을 통해 경영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매각 주관사는 이번 주 중으로 그동안의 회계 실사 등을 바탕으로 예비 투자자들에게 투자의향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미 대형 펀드와 기업 3∼4곳 등이 투자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대기업은 아니지만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로, 이 중에는 항공 관련 산업을 하는 곳도 포함돼 있다”며 “공익성을 띤 펀드를 운용하는 곳도 투자 의향을 밝혀 왔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은 투자의향서 발송을 시작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양해각서(MOU) 체결 등 법정관리 신청 준비를 완료하는 데까지 30∼45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 투자자 모색 작업이 진행될 경우 이스타항공은 9월 말이나 10월 중에 법정관리 신청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하면 DIP 파이낸싱 등을 통해 항공운항증명(AOC)을 회복하고 10∼11월 중으로 국내선 운항 재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국내선과 국제선이 모두 ‘셧다운’된 상태가 장기화하며 AOC 효력이 정지됐기 때문에 운항을 재개하려면 국토교통부에 최소 3주 전에 갱신을 요청해야 한다. 조업료와 정유비 등에도 3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여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이스타항공은 신규 투자자 물색과 함께 대규모 인력 감축도 현실화했다.
지난 28일부터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들이 이달 31일 희망퇴직하고 나면 다음 달 7일에는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항공기 6대 운항에 필요한 420여명을 제외하고 남은 인원을 모두 정리해고할 계획이어서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는 총 7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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