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사실상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음식점과 치킨·피자집 등이 급락하는 매출을 더는 버티지 못하고 점포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1일 전국 52만명의 자영업자들이 가입한 네이버의 최대 커뮤니티 ‘아프니까사장이다’ 매물장터에는 지난 8월 한달에만 1,363건의 매물이 등록됐다. 이는 지난해 8월의 매물 건수(264건)보다 5배 많은 규모다. 코로나19 확산이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던 6월과 7월에도 점포 매물이 1,000건 정도 됐지만 지난달 15일 이후 재확신이 빨라지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에 자영업자들이 목숨과도 같은 점포를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물로 나온 점포는 대부분 치킨·피자집이나 한식· 중식 등 음식업종이다. 여기에 술집이나 옷가게·노래방·PC방 등도 매물로 등장했다. 특히 점포 중에는 권리금을 받지 않겠다거나 임대료 할인, 재고 무상양도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며 급매로 내놓은 매물이 적지 않다. 실제 서울 동묘의 한 분식집 사장은 ‘8월31일까지 잔금을 치르면 9월과 10월 임대료를 지원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장사가 잘되면 점포를 넘길 때 권리금을 높게 부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월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해 권리금도 필요 없으니 그냥 점포(자리)라도 가져가라는 것이다. ‘아프니까사장이다’ 커뮤니티에는 권리금 없이 점포를 넘기겠다는 매물이 74건에 달했다. 자영업자들은 “권리금 없이 가게를 넘기는 것은 외환위기(IMF사태) 때나 있었던 일”이라며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만화카페를 운영하는 A업체 대표는 “9월까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폐업할 수밖에 없다”며 “매출이 회복될 기미라도 보여야 버텨보겠지만 지금은 가게를 팔거나 폐업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자영업자 점포 매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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