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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급증하는데 일손은 부족하고…치솟는 배달 라이더 몸값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후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 라이더들의 소득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제도상 개인사업자(특수고용직)여서 노동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요즘같이 배달이 많아지는 시기,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입해 더 높은 소득을 올리는 라이더가 늘고 있다.

2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음식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라이더 중 서울 강남구에서 활동한 한 사람은 지난달 30일 하루 급여 47만1,100원을 받았다. 물론 일은 많이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이날 하루 무려 57건의 배달을 뛰었다. 건당 배달비는 8,200원. 이날과 같이 주5일 1년을 일한다면 산술적으로 연간 1억1,200만 원을 가져갈 수 있다. ‘라이더 연봉 1억 원 시대‘라는 다소 과장된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라이더 뿐만 아니다. 이날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에서 활동한 쿠팡이츠 라이더들 중 배달을 많이 뛴 사람은 31만~46만 원을 가져갔다. 쿠팡이츠는 주문량, 시간, 거리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한 탄력요금제를 적용한다. 배달료는 최소 5,000원이고 장마철인 최근에는 평균 1만7,000원을 지급했다. 최고 단가는 2만 원이 넘기도 한다.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의 지난해 평균 연 소득은 4,8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을 열심히 하고 배달 기술이 뛰어난 상위 10%는 평균 7,500만 원을 가져갔다.

이처럼 배달이 서민 입장에서는 ‘돈이 되는’ 일이지만 업계는 배달 라이더를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배달 수요가 증가하는 속도가 라이더 수 증가 속도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요즘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배달 라이더는 더 ‘귀한’ 몸이 되고 몸값 또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 뿐만이 아니다. 쿠팡의 새벽배송을 주로 뛰는 부업형 배달 일인 ‘쿠팡플렉스’의 단가도 치솟았다. 쿠팡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루 최대 300만 개의 로켓배송을 처리하기도 했다. 요즘도 신선식품 새벽배송인 ‘쿠팡프레시’는 대부분 상품이 조기에 마감된다. 배달을 할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부업형인 쿠팡플렉스 배달 단가도 높게 형성돼 있다. 쿠팡플렉스는 배달 1건당 1,000원이 기본인데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했던 시기엔 이 지역 배달 단가가 건당 4,000원으로 뛰기도 했다. 쿠팡은 비용이 들더라도 고객의 주문을 최대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쿠팡플렉스 부업을 하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기업이 고용을 얼마나 축소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달 일에 뛰어들었는지는 최근 쿠팡이 발표한 자료에 잘 나와 있다

쿠팡 측은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7월 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올 2월부터 6월까지 국내 500대 기업이 1만1,880명의 직원을 줄인 반면 쿠팡은 올 상반기 1만2,277명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유통 산업만을 따로 떼 보면 이 기간 국내 유통기업 44개 사에서 2,519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반면 쿠팡은 올해 들어 유통업계 전체 감소 수의 약 5배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

쿠팡의 고용이 늘어난 것은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정규직 쿠친(쿠팡친구·옛 쿠팡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국민연금공단 가입자 수 자료를 인용해 “쿠팡과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2020년 6월 현재 3만7,584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에 이어 4번째”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질 좋은 일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대신 노동자 신분이 아니어서 여러 가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배달 라이더나 택배기사가 늘어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배달 일은 장시간 노동과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자사 배달 기사들이 자신의 차량을 소유하고 택배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일하는 지입차주가 아닌 ‘정직원’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주5일 근무를 하고 연차 15일을 받는월급쟁이다. 개인사업자인 지입차주 택배기사들에 비해 일하는 여건이 훨씬 낫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거대한 실물 인프라”라며 “인적 투자가 큭 필요 없는 다른 IT기업들과 달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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