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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픽' 이상과열...K뉴딜지수 논란

과도한 기대가 쏠림현상 부추겨

지수 편입 40개 종목 가격 급등

특정사 독점에 타 운용사 반발도

CLSA "세금으로 거품조장" 비판

대규모 뉴딜펀드 조성 정책과 함께 정부가 발표한 ‘BBIG K뉴딜지수’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 지수에 편입된 40개 종목에 대해 ‘정부가 찍어준 투자 종목’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특히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이와 함께 자산운용사들은 K뉴딜지수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특정 운용사가 배타적 사용권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인 CLSA는 이를 두고 “뉴딜펀드 조성으로 이미 ‘불붙은’ BBIG 성장주에 정부가 기름을 부으며 “큰 거품(big bubble)의 선봉에 섰다”고 지적했다.

7일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지난 3일 정부의 뉴딜펀드 조성 연장선에서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K뉴딜지수에 따른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총 KRX2차전지 K뉴딜지수, KRX바이오 K뉴딜지수, KRX인터넷 K뉴딜지수, KRX게임 K뉴딜지수 등 각 업종의 10개 종목씩을 편입한 4개 지수와 BBIG 4개 업종의 상위 3개 종목 등 총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BBIG K뉴딜지수까지 총 5개의 지수가 발표됐다.





시장에서는 정부 공인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나올 경우 수조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해당 종목들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종목 선취매가 활발히 이뤄졌다. 대형주는 영향이 덜했지만 펄어비스·더존비즈온과 같은 중소형주들은 이틀 만에 10~16%가 올랐다. 카카오페이증권은 4일 지수 발표로 섹터별로 각 1조원이 몰릴 것이라고 보고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심지어 별개 펀드임에도 시장에서는 20조원 중의 일부가 K뉴딜지수 관련 펀드에 들어가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다”며 “과도한 기대와 오해가 증시의 쏠림현상을 부추기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 한 대형 운용사 ETF 담당자는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1개의 섹터ETF에 몰린 돈이 약 4,000억원 정도”라며 “시장의 기대가 과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지수는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미래에셋운용이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 10곳을 묶어 ‘TOP3 플러스’라는 개념으로 거래소 인덱스팀에 제안을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뉴딜펀드 계획이 맞물리면서 ‘BBIG K뉴딜’ 콘셉트로 지수가 나오게 됐다. 미래에셋운용만 ETF를 낼 경우 시장이 예상하는 조원 단위 자금 유입에 턱없이 못 미치는 금액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른 운용사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타 운용사 관계자는 “동일 가중으로 12개 종목을 편입한 지수의 장기수익률이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거래소라는 공공성 강한 기관이 만들고 정부가 공인까지 해준 K뉴딜지수를 특정 운용사만 쓰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아직 최종 입장을 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한편 정부의 뉴딜펀드 정책 발표 이후 수혜주로 주목된 종목들이 상한가를 가는 등 이상과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풍력주인 유니슨이 4일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7일에는 유상증자까지 한 두산퓨얼셀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홍콩계 증권사인 CLSA는 이날 뉴딜펀드의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정부 지원이 없어도 충분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BBIG 성장주 투자 열기에 정부가 기름을 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CLSA는 이번 세금으로 손실을 메우는 뉴딜펀드를 조성하며 “시장에 직접개입하는 행태에 충격을 받았다”며 “오히려 정부가 취해야 할 자세는 비이성적 낙관으로 가득한 시장의 열기를 가라앉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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