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14억5천만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공기업들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달 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채권 6억2,500만달러와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 유로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10년물 달러채의 경우 1.198%, 유로채는 -0.059%로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이다. 특히 5년물 유로채는 비유럽국가 유로화 표시 국채 가운데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으로 발행됐다.
통상 외평채는 한국계 외화채권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공기업이 신규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도 금리가 하락해 이자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평채 성공적 발행을 언급하며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썼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와 같은 글로벌 에너지기업은 해외투자에 드는 대규모 자금을 외화채권으로 조달한다.
2003년 이후 꾸준히 외화채권을 발행해온 가스공사는 올해와 내년에 8억달러 규모 이상의 외화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함에 따라 공사가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도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와 내년의 외화채권 규모를 고려할 때 110억원 규모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도 이달 말 6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앞서 석유공사는 지난 4월 2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5년물 외화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억 스위스프랑 규모(약 1,200억원)의 외화채권을 추가로 발행했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공사가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의 외평채 발행을 계기로 이달 말 채권 발행 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5년 만기 5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낮은 금리로 발행했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가 발행한 달러화 외평채는 시중 유동금리 대비 약 10bp(0.1%) 이상 낮게 발행됐다”면서 “한전을 비롯한 공기업이 올해 외화채권을 발행할 경우 현재 유통금리보다 10bp 이상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외평채 발행에 따라 환율이 안정화되면 한전은 수입 연료비 감소, 원화평가 절상에 따른 외화차입금 축소 등으로 재무 건전성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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