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약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정책 수혜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그동안 근소한 차이로 줄곧 앞서 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V토론에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은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합주에서는 아직 바이든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친환경 그린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중 ICLN(글로벌 재생에너지)과 QCLN(미국재생에너지)은 각각 지난 한 주 (9월28일~10월2일) 동안 13.6%, 11.5% 급등했다. 이 두 펀드는 선런·솔라에지·베스타스·지멘스가메사재생에너지 등 글로벌 및 미국 내 관련 기업들을 담고 있는 ETF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U의 2030년 탄소배출 감축 확대와 중국의 탄소배출 감축속도 가속화와 순제로 도입에 바이든의 정책까지 가세하면 글로벌 그린산업 시장은 완벽한 고성장모드로 진입한다”며 “트럼프의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시장이 급락한 2일을 제외하면 추석 연휴 동안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한 달의 기간이 남아 있어 불확실성은 있지만 바이든 후보의 우위가 갈수록 확실해질 경우 정책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신재생·친환경·ESG(사회책임투자)와 관련한 두 후보의 정책 격차가 크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바이든 후보는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시사한데다 당선되면 4년간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2조달러를 쏟아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2035년까지 발전소의 탄소배출 감소를 선언했고 대중교통에 전기차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대선 판도는 바이든 후보가 유리한 상황으로 친환경 그린 인프라 테마 관련 주식들이 정책 모멘텀이 있을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겠지만 친환경 그린 인프라는 장기적인 글로벌 메가트렌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이와 관련해 QCLN·ICLN·TAN(태양광)·LIT(2차전지) 등 친환경 그린 테마 ETF와 SUSA·SUSC와 같은 ESG ETF를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으로 제시했다. 또 바이든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도 강조하고 있는 5세대(5G) 인프라와 관련된 FIVG, 크라우드 ETF인 CLOU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친환경모빌리티(DRIV)나 스마트모빌리티(HAIL) 관련 ETF도 수혜주로 지목됐다. SK증권은 바이든 시대의 수혜주로 넥스트라에너지·클리어웨이에너지·리뉴어블에너지그룹·테슬라 등을 제시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종목의 특성상 개별 종목보다는 ETF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은 “친환경 에너지 기업 중에서 S&P500에 들어갈 만큼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 없다”며 “워낙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ETF를 통한 포트폴리오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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