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아파트 중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 공실이 발생하는 단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을 위한 저렴한 주택 공급이라는 취지가 무색한 수준인데 비싼 임대료 탓에 시장에서도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 화성과 평택 등지에서 10년 공공임대·국민임대 단지의 임대료 할인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공공임대인 화성 동탄 르파비스와 동탄 스타힐스, 평택 소사벌 6단지, 국민임대인 평택 소사벌 1·2·4단지 등이다.
이들 단지가 임대료 할인에 나선 것은 임대료 수준이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탓이다. 소비자들이 같은 가격이면 이미지나 시공 마감 등에서 상대적으로 인식이 좋지 않은 LH 공공임대 아파트를 외면하다 보니 공실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동탄 르파비스의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경우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20.5%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이 면적의 공실률은 84㎡A 타입 13.3%, 84㎡B 타입 21.3% 등으로 높았다. 동탄 스타힐스 전용 84㎡는 주변 시세보다 20.5% 더 높았고 공실률은 12.1%로 나타났다. 이 단지의 전용 74㎡ 또한 주변 시세보다 18.5% 비쌌고 공실률은 9.9%였다.
일부 단지에서는 빈집이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는 곳도 있었다. 국민임대주택인 평택 소사벌 1단지의 전용 51㎡는 공실률이 56.7%, 소사벌 2단지 전용 51㎡는 56.2%나 됐다. 이들 단지의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94.6% 수준이었는데, 공공임대인데도 주변 시세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LH 임대주택은 2년 단위 갱신 계약을 할 때 직전 2년간의 주거비 물가지수 상승률을 고려해 임대료 인상률을 결정한다. 여기서 각 단지별 임대료를 시중 시세와 비교한 뒤 시세에 근접했거나 역전된 단지는 임대조건 할인을 시행한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