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Meal kit) 업체 마이셰프가 1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다. 상반기 40억원을 확보한지 반년만에 추가 자금을 수혈하면서 추후 기업공개(IPO)를 위한 체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이셰프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인기 트로트가수 영탁을 광고모델로 영입하고 입점 채널을 늘리는 등 공격적 외형 확장에 나서면서 추가 운영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셰프는 반조리 신선식품인 밀키트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2011년 임종억 대표가 설립했다. 2016년 법인으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밀키트 종합 솔루션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식재료 구매부터 생산, 발송까지 밀키트 제작 전 과정을 직접 담당한다. 올해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코스닥시장 입성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마이셰프는 이번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4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 투자유치 당시 200억원 대비 껑충 뛴 수준으로 발행가격은 주당 59만원 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 대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마이셰프는 지난해 연 매출(150억원)이 전년 대비 400% 늘어난 후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3배를 훌쩍 넘어서면서 회사는 올 한 해 매출 430억원, 영업이익 15억원 수준을 예상 중이다. 올해 시장 수요가 급등하자 광주 2공장을 추가로 지어 일일 생산능력도 3만5,000개로 늘렸다.
다만 이같은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8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밀키트 시장에서는 현재 10여개 브랜드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프레시지’는 지난해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 1,600억원을 인정받았다. GS리테일의 ‘심플리쿡’,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현대백화점의 ‘셰프박스’, CJ(001040)의 ‘쿡킷’, 이마트(139480)의 ‘피코크’ 등 대기업들도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도 아니고 업력이 오래됐다고 해서 밀키트 제조에 노하우가 쌓일 것 같지 않다”며 “유통 체인을 확보한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내놨다.
지난달부터 시장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돌아선 점도 부담이다. 상반기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밀려들면서 밸류업(가치상승) 기대감이 큰 비상장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많았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시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다소 보수적으로 돌아선 곳이 많기 때문이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RCPS 발행을 준비하던 기업 상당수가 자금 조달 계획을 미뤘다”며 “뚜렷하게 성장성이 있는 회사가 아니라면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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