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전세 사고’로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고 받지 못한 금액이 7,6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법적 조치를 통해 회수한 건 350억원에 그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이 최근 5년간 회수하지 못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대위변제 금액은 총 7,654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위변제 미회수금액은 연도별로 2016년 147억, 2017년 336억, 2018년 1,116억, 2019년 3,246억, 2020년 9월 현재 2,809억원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대위변제는 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주택에서 전세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관이 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세입자 대신 변제에 나선 해당 기관은 임대인으로부터 변제금액 회수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경매 등 법적 조치를 통해 회수한 금액은 미회수금액의 4.5% 수준인 350억원에 불과하다.
집주인의 자금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깡통전세’로 인한 전세 사고 위험은 높아지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을 규제하는 총체적사환비율(DSR) 산정에는 전세원금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이 같은 사고 확산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은 전세를 낀 갭투자의 경우 전세 총액을 DSR 원리금 상환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전세보증금 승계한 갭투자로 인한 깡통전세로 임대인이 제때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HUG·SGI는 임대인으로부터 대위변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DSR 산정 시 전 금융권 가계대출 범위에 전세원금을 포함해 전세보증금 또한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채무로 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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