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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퇴임…또 다시 명분 약화된 3자 주주연합

사업부문 별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

편법 증여 의혹에 불명예 퇴임 의견도

한진칼 경영권 분쟁 재점화…부정적 영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 반도건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3자 주주연합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자 주주연합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한진칼(180640)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반도건설의 경영권을 쥐었던 권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주주연합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지난 10일 경영일선에서 퇴임하겠다고 밝히며 반도건설은 사업 부문별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권 회장은 지난 7월부터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시작됐다. 이어 그는 사업부문 별로 전문성이 강화돼 실적이 호전됐다는 명분으로 퇴임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앞으로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지역 문화사업과 장학사업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문제는 권 회장의 퇴임에 앞서 편법증여 의혹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이 2015년부터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권 회장의 막내아들 권재현 상무에게 차등배당이라는 명분으로 배당금을 몰아주는 꼼수로 소득세와 증여세 등을 탈루했다는 편법증여 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의 퇴임을 놓고 불명예스러운 퇴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한진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주연합을 구축하며 지분을 사들였다. 한진칼 주식 계열사를 통해 한진그룹 경영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지난해 말 그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명예회장직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반도건설이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투자로 위법하게 공시했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권 회장은 이 소송에서 패하며 지난 3월 주총에서 의결권이 5%로 제한됐다. 결국 주주연합은 조 회장에게 참패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진빌딩 신관 로비 모습. /연합뉴스


주주연합이 최근 경영권 분쟁 재점화 움직임을 보이며 권 회장의 퇴임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주주연합은 내년 정기주총 이전 임시주총 소집, 이사선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연합은 지난 3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에게 완패한 만큼 임시주총을 열어 이사회 후보를 제안, 경영권 분쟁을 재점화하겠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권 회장의 ‘잡음’이 주주연합의 행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주주연합이 임시주총이나 정기주총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소액주주를 비롯해 주주들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권 회장의 편법증여 의혹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반도건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도 권 상무나 다른 사람이 작업을 승계할 수 있다”면서도 “권 회장의 편법증여 의혹은 사실 여부를 떠나 주주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주주연합의 명분은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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