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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와 투자]연금저축도 펀드 시대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지진선 수석연구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지진선 수석연구원




2020년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층(55~79세)은 47.1%만이 연금(공적 및 사적연금 포함)을 수령하고 있는데 한달 평균 수령액은 63만원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강제저축 성격이 있어 적립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개인의 선택인 연금저축의 적립액은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정체돼 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소득과 연봉에 따라 불입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은퇴 이후 연금 수령액을 높이려면 연금저축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에는 연금저축보험·연금저축신탁·연금저축펀드가 있는데 이 중 연금저축보험 가입 비중이 73.6%(2019년 기준)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험이 가장 친숙하고 원금손실이 없다는 안정감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연금저축에 불입한 돈을 적극적으로 증식할 의지가 없고 이를 노후준비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 연금저축에도 새로운 변화가 보이고 있다. 연금저축보험의 적립금은 지난 2014년 대비 2019년 증가율이 37.5%에 그친 데 반해 연금저축펀드는 같은 기간 123.1%의 증가율을 보였고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펀드의 비중도 매년 늘고 있다. 이러한 추이는 가입자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고착화된 저금리 기조와 투자 개념의 저변 확대로 내가 불입한 금액에 대한 좀 더 나은 성과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연금저축펀드의 장점은 무엇보다 높은 수익률 추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17년간 납입기준으로 했을 때 수익률이 연금저축보험(생보)은 4.11%, 연금저축신탁은 2.90%를 보인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6.32%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연금저축펀드는 다른 상품과 달리 안정적 수익률부터 고수익까지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하고 탄력적인 상품 선택과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거기다 연금저축용 펀드는 환매수수료가 없고 2018년부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매매가 가능해진 점이 상품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물론 모든 상품이 실적배당형 투자 상품인 만큼 손실 가능성 등 투자의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이나 투자 판단과 관리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나와 있다.

연금저축 가입률은 2019년 20.2%로 여전히 낮은데 공적연금만으로는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개인적 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연금저축에 다양한 혜택과 기능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 연금저축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연금저축에 대한 세 가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는 노후준비용으로의 목적 전환이다. 연금저축은 노후를 위해 연금으로 수령할 때 빛을 발하는 상품이다. 둘째, 적립에서 투자로의 관심 전환이다. 특히 연금저축펀드는 장기투자용으로 활용한다면 유연한 투자와 과세이연 효과 및 절세에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더불어 시간관리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펀드를 할까, 보험을 할까 고민하기 전에 언제 시작할까에 대한 인식이 먼저임을 염두에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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