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포의 규제지역 지정 이유를 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교통 호재’를 언급했다가 논란이 되자 말을 바꿨다. 정부는 GTX-D 노선이 확정된 것이 아닌 기대감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부가 숙고 없이 규제에만 집중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 경기 김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김포의 규제지역 지정 이유를 “특히 김포시는 GTX-D 교통 호재가 있으며”라고 언급했다.
GTX-D는 시장의 요구만 있을 뿐 아직 정부가 공식화하지 않은 노선이다. 이를 두고 김포 지역과 시장에서는 ‘정부가 GTX-D 노선을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퍼졌다. 이 같은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는 급히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서부권 급행철도(GTX-D)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이 김포시 집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라며 “노선 계획 등은 검토 중이며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논란을 촉발한 보도자료 또한 해당 부분을 ‘서부권 급행철도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이 있으며’로 수정했다. 첫 보도자료를 낸 지 4시간여 만이다.
이런 가운데 김포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며 GTX-D 노선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포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대신 GTX-D 노선이라는 호재를 얻게 됐다며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라고 언급하는 온라인 글들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GTX-D 노선 유치를 추진했던 인천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동네를 지나는 노선이 불발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는 김포의 규제지역 발표가 나온 후 항의전화를 쏟아내며 반발하기도 했다. 청라의 한 주민은 “지역 차별”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시장에서는 GTX-D 노선의 실제 확정 여부를 떠나 정부가 설익은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촉발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18일 주정심 안건으로 회부하고, 이튿날 오후 곧바로 규제지역 지정에 나서는 등 규제를 위한 ‘속도전’에만 집중하다 보니 시장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도 미리 확인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소한 실수가 쌓이다 보면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GTX같이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은 사전에 더욱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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