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같은날 배터리 전문 자회사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023890)도 흡수 합병키로 결정했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겪던 조현범 사장이 그룹 내 입지 굳히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조현식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한국네트웍스, 한국카앤라이프 등을 계열사로 둔 국내 1위 타이어 기업이다. 지난 6월 조양래 회장이 자신의 지분 23.59%를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돌연 넘겨주면서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 조희원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갈등이 불거졌다.
지난 7월 조희경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3·4분기 기준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의 지분은 42.9%로 조현식 부회장(19.32%)과 장녀 조희경씨(0.83%), 차녀 조희원(10.82%)씨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신임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현범 사장이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며 승계 구도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같은날 발표한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흡수 합병 안건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아트라스비엑스는 내년 1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4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1대 3.39로 소멸법인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5만3,599원) 주식 1주당 한국테크놀로지그룹(1만5,801원) 주식 3.39주가 배정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취지”라며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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