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생한 고용 충격의 회복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고용 충격은 실업보다 일시휴직자가 많지만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된 데다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경기가 회복되고도 6개월에서 1년은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의결한 뒤 열린 설명회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고용이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부문별로 회복양상이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번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과거 경제위기와 비슷하게 취업자 수가 빠른 속도로 저점에 도달한 뒤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3~4월 102만명 감소한 뒤 5~10월 34만명 회복하는데 그쳤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취업자 수가 148만명 감소했다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31개월이 소요됐다. 8개월 동안 감소한 취업자 수가 회복되는데 23개월이 걸린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6개월 동안 감소했던 취업자 수가 10개월 동안 회복하면서 16개월 만에 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이번 코로나19 고용 충격은 다른 경제위기와 달리 감염병 확산에 따른 조업중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수요 위축 등으로 실업보다는 일시휴직이 확대됐다는 특징을 갖는다. 문제는 일시휴직자가 크게 늘어난 서비스업은 3~10월 복직률이 36.8%로 제조업(47.6%)이나 건설업(45.5%)에 비해 크게 낮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전(全) 산업 고용은 16개월 만에 회복됐는데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업 회복기간은 41개월로 큰 차이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재확산 등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고용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경제위기 때마다 고용이 악화되는 기간에 비해 회복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에도 과거 위기와 비슷한 패턴이면서도 회복 속도는 상당히 느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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