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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등에 ‘재건축 속도 조절론’ 꺼낸 오세훈

<부동산 안정화 긴급 브리핑>

“재개발 등 속도 조절 하면서

시장 교란행위 먼저 근절“

신중·신속 공급 기조는 유지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오세훈(사진) 서울시장이 29일 서울 집값 급등에 우려를 표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조절하면서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먼저 근절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취임 일주일 내에 재건축 규제를 확 풀겠다”던 오 시장이 직접 재건축 ‘속도 조절’을 꺼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규제 완화 기대감에 주요 재건축 단지 집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부동산 시장 안정’을 앞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보면 압구정·목동 등 재건축 단지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전 신고가 거래 등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강세를 유지했다.

오 시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갖고 “제가 아무리 의지를 갖고 있다 해도 정상적 시장 기능을 훼손하는 투기적 행위가 잔존하는 부동산 상황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정상화 공약도, 준비된 정책도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정상 거래 여부가 의심되는 허위 신고, 호가만 올리는 행위, 가격 담합 등의 비정상적인 사례들이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오 시장은 시장 교란 행위 처벌과 관련해 이미 다운 계약과 같은 허위 신고 15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고, 신고가 신고 후 취소 사례 280건에 대해 서울시와 자치구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증여 의심 사례 300건에 대해서는 국세청에서 심층 조사하도록 했고 가격 담합 행위 1건을 적발해 국토부를 통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과 관련해 오 시장은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 바 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력 발생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법률 개정안의 국회 발의도 건의해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공고 이후 정식으로 발효되는 기간 사이에 매수세가 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고 즉시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부동산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송석준 의원이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와 함께 부동산 실거래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과 거래 분석을 통해 투기성 거래로 판단되는 사안은 엄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 시장은 속도 조절 및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신속하지만 신중하게’라는 자신의 주택 공급 정책 기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교란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재건축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데 필요하다”면서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부동산을 공급하겠다는 정책 기조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과 상생’이라는 기본 원칙에 호응하는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오 시장은 “기부채납 비율을 높이거나 임대와 분양의 조화로운 소셜 믹스를 구현하는 등 공공 기여와 사회적 기여를 높이는 단지에 대해서는 재건축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계획 결정이 빠르게 이뤄지도록 모든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추가 용적률 제공, 층수 기준 완화 등의 인센티브 계획도 밝혔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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