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CS)가 LG화학(051910)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동시에 하향 조정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중심의 매물이 출회하면서 LG화학이 약세다. CS는 배터리 사업부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로 LG화학에 높은 할인율이 적용될 수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26일 오전 10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일 대비 3.48% 하락한 86만 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외국인 투자자가 670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은 9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이날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CS는 LG화학에 대한 투자 의견을 아웃퍼폼→언더퍼폼, 목표 주가는 130만→68만 원으로 대폭 낮췄다. 목표 주가는 현 시세 대비 20% 가량 낮다.
CS가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본 배경은 한국 시장에서 받는 높은 지주사 할인이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민훈식 CS 애널리스트는 LG화학 대해 “커버리지 종목 중 가장 비선호하는 종목”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시점에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으며 지분율은 기존 100%에서 70%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CS는 지분 가치 희석과 지주사 할인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근거로 LG화학에 대한 멀티플로 LG에너지솔루션(32배) 대비 30% 할인된 22배를 적용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의 시각과 대비된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수급 쏠림으로 LG화학의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오해’라며 낙관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키움증권은 “상장 이후에도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주체 보다 LG화학의 수혜가 크다"며 "순자산가치(NAV) 할인이 발생해도 결국 균형 상태로 회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CS는 “전기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사고 화재 여파로 4,0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이 이번 2분기에 반영될 것”이라며 “이는 2021~2023년 배터리 부문의 마진 추산을 보다 보수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스프레드 축소로 화학 부문의 이익도 2분기 정점에 도달할 것”이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가 아닌) 나스닥 상장, 새 배터리 수주는 향후 기업 가치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일 LG에너지솔루션은 잠자적 화재 리스크 예방을 위해 ESS용 배터리의 자발적 교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ESS 배터리 교체와 추가 조치에 필요한 비용을 약 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해당 리스크가 가혹한 외부 환경과 결합하면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ESS 산업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자발적 교체에 나선다"고 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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