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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나이·권위 상관없이 수평적 소통…꼰대에 지친 2030 '열광'

[제1야당 대표 '36살' 이준석]

■전문가들이 보는 ‘이준석 신드롬’

젠더 이슈 불만 ‘이대남’ 목소리 대변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자기 참여 성향

결과적 평등보다 과정의 공정성 중시

무능·부조리한 현 ‘86세대’ 반발감도

우석훈 "격동의 시대…보수 전향 늘 수도"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 경험이 전무하던 36세의 이준석 후보를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당 대표로 만든 데는 무엇보다 ‘2030세대’의 적극적인 지지가 원동력이 됐다. 권위에 눌리지 않고 수평적 소통과 실력주의를 앞세운 이 신임 대표의 캐릭터가 젊은 세대로부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이른바 ‘이준석 신드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신드롬의 기저에는 각종 사회문제에 목소리 내기를 좋아하면서 결과적 평등보다 과정의 공정성을 더 중시하는 2030세대의 성향이 깔려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경제가 11일 취재한 사회·심리학 분야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성세대를 향한 청년세대의 문제의식’이 이준석 신드롬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산 불평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청년들은 취업도 잘 되지 않고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작 정치에서는 소외받고 있었다”며 “반면 ‘86세대’로 불리는 기성세대는 오랫동안 기득권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비전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 이제 청년들도 적극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겠다는 열망이 이 대표에 대한 지지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침묵했던 청년들이 나서니 나이 지긋한 노년층도 ‘이제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자’며 동조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탈권위적인 소통 방식’이 2030세대의 기대감을 부풀게 한 또 다른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장은 “지금까지는 의견을 주고받고 소통할 때 권위와 연공서열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며 “하지만 이 대표는 타인과 의견을 주고받고 소통하는 것도 소위 말하는 ‘꼰대적 방식’이 아닌 수평적 토론을 하지 않았느냐”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 SK하이닉스와 네이버·카카오 등 대기업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성과급 공정성 논란’으로 기업 대표와 직원 간 간담회가 열렸던 것을 떠올려볼 때 토론 상대방의 나이와 권위에 상관없이 논리적으로 토론하는 이 대표의 모습이 젊은 세대의 특징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이대남’으로 표현되는 20대 남성의 젠더 이슈 불만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끌고 나온 것도 이준석 신드롬의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다. 이 대표가 일부 여성 팬들이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삼아 만드는 2차 창작물을 뜻하는 ‘알페스’에 대한 비판 여론을 주도하고, 실력주의를 강조하며 여성 할당제 폐지를 주장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구 교수는 “20대 남성 입장에서는 군대를 다녀오더라도 일자리에서 더 큰 혜택을 보는 것도 아닌데 ‘젠더 프레임’에서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로 상정돼 각종 우대를 받으니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20대 남성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배경에는 ‘젠더 프레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관점을 바꿔달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신드롬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8만원 세대’의 저자로 유명한 진보 경제학자 우석훈 성결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됐다. 격동의 시대가 됐고, 과거 MB(이명박)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 더 큰 변화가 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우 교수는 “MB 때는 전향을 고민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그보다는 더 많을 것 같다”며 “새 시대가 온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전향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오늘부터는 진지하게 행동을 고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이미 해외에서는 2030세대가 소비와 경제의 주체가 된 지 오래”라면서 “이제 국내에서도 2030세대가 경제를 넘어 그동안 둔감했던 정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또 다른 ‘제2의 이준석’이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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