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후 20년 동안 국내 소재부품산업이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을 뿐 아니라 무역수지도 급격히 개선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전자부품 등 일부 산업에 부가가치가 집중돼 있는 만큼 지속적인 소재부품산업 성장을 위해 쏠림현상을 완화하는 등 경쟁력 유지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3일 발표한 ‘국내 소재부품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재부품산업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01년 27억 3,000만 달러에서 2020년 946억 4,000만 달러로 3,365.5% 증가했다. 사업체 수는 2만 2,200개에서 2만 5,700개로 16.1% 늘었고 종업원 수도 106만 3,000명에서 131만 8,000명으로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1년부터 높은 해외 의존도를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소재부품산업을 집중 육성한 결과다.
소재부품산업은 규모 측면에서 제조업의 절반 수준도 안 되지만 부가가치액, 수출, 무역수지 등은 제조업 또는 전산업 수준을 웃돌고 있다. 특히 무역수지 흑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1% 수준이다. 2001~2018년 종업원 1인당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6.1%와 5.9%로 제조업(4.7%, 4.4%)을 상회한다.
다만 소재부품산업 내에서도 쏠림현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 수는 종업원 10~50인 미만 기업이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은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이 각각 55.0%, 61.3%를 차지한다. 생산액 기준으로는 전자부품 28.6%, 1차 금속제품 15.6%,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13.9%, 수송기계부품 13.3% 등 4대 산업에 71.5%가 집중돼 있다.
연구원은 국내 소재부품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기업 규모나 산업별로 집중된 쏠림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핵심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산업 전반의 생태계 기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생산성 제고 지원, 소재부품 내 산업별 차세대 먹거리 발굴육성 등을 통해 규모와 산업별 성장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며 “최종 수요산업에 대한 규제 합리화로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해 소재부품 전반의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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