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군포·안산 등 총 14만 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입지 여건이나 입주 시기 등 여러 면에서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이번 신도시가 기존 택지보다 서울에서 더 먼 외곽에 위치해 있어 입주 때는 미분양이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 시그널 유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기존 신도시보다 먼 곳에 조성된다는 점이다. 윤주선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앞서 발표했던 3기 신도시에 비해 각종 인프라·입지 등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계 등도 사실상 표심을 위한 공약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또한 “추가적인 공급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거리적 측면이나 교통 대책을 생각하면 수요자들은 고민할 가능성이 높은 입지”라고 평가했다.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주택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단기적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택지 발표가 단기적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추진 기간 동안 정책 변화로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등이 대량 공급되는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심 근처에 위치한 대전·세종시 택지는 인기가 있겠지만 의왕·군포·안산 등 수도권 택지의 경우 여타 공공택지에 비해 거리가 멀어 열기가 덜할 수 있다”며 “택지 조성에서 공급까지 최소 3~5년 걸릴 예정인 만큼 현재 시장 불안을 잡기에는 효과가 부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또한 “현 정권에서 발표한 주택 공급 물량만 200만 가구 가까이 되는데 이번 물량의 경우 발표 시기도 늦고 입지도 서울에서 멀다”며 “(외곽 지역의 경우)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 미분양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청약 요건 충족을 위해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예측 또한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근 신도시와 연계 개발 등 긍정적인 이점이 있지만 당장 공급이 체감되지 않는 만큼 심리적 안정 시그널을 주는 데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 청약을 위해 지역 우선순위 및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려는 수요로 인해 임대차 시장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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