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입국 제한이 장기화되면서 외국인 근로자 수가 줄어들자 농어촌이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몸값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일손 부족으로 아예 조업을 중단하는 곳까지 나타나면서 농어촌 구인난이 밥상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입국한 외국인 선원은 베트남 30명, 동티모르 39명 등 69명에 그쳤다. 올해 고용허가제(E-9 비자)로 배정된 어업 분야 배정 인원 3,000명의 2.3% 수준이다. 방역 문제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송출 국가에서 선원 인력들이 출국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수산 업계는 근무 인원의 절반을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는데 인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조업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미 일부 김 양식장 등은 수개월 동안 조업을 멈춘 바 있다. 여기에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손 부족 현상을 악용해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인건비 부담마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인력 부족 현상은 어촌뿐 아니라 농촌도 마찬가지다. 하루 7만~8만 원 수준이었던 외국인 인건비는 최근 14만~15만 원으로 치솟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46개 시·군에 계절근로자제도로 배정된 4,532명 중 외국인 근로자 입국은 한 건도 없었다. 고용허가제로는 6,400명 중 1,131명 입국에 그쳤다.
농어촌의 수확·조업 차질과 인건비 부담 급증은 생산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0.02로 전월 대비 0.7% 오르면서 9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1.5% 올랐다. 한은은 폭염과 함께 이례적으로 외국인 일손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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