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시행하는 상생소비지원금(신용·체크카드 캐시백)이 전 국민의 88%에게 준 국민지원금과 달리 스타벅스·배달의민족·노브랜드에서도 사용이 인정된다. 정부는 소비 촉진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대형 마트, 유흥업종 등 지원금 산정 금액에서 제외되는 일부 업종만 제외하고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성인으로 연령 제한을 두되 외국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15일 기획재정부와 여신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러한 내용의 카드 캐시백 세부 운영 가이드라인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다음 달 1일부터 온라인 채널과 고객센터, 연계 은행을 통해 카드 캐시백 신청이 시작된다. 사용 내역에 대한 개인 정보 활용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시행 첫 주에는 국민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출생년도 끝자리에 따른 요일별 5부제 방식을 적용한다.
대상자는 만 19세 이상(200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대한민국 국민 및 외국인으로 2분기(4~6월) 카드 사용액이 있어야 한다. 1인당 25만 원의 국민지원금과 달리 외국인도 대상에 넣었다. 카드 캐시백은 신용·체크카드를 2분기 월평균 사용액보다 3% 이상 많이 쓰면 1인당 월 10만 원까지 초과분의 10%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2분기에 자신이 가진 모든 카드를 합해 월평균 100만 원을 썼다면 10월에 153만 원을 쓸 경우 소비증가분 50만 원의 10%인 5만 원을 11월에 현금성 충전금으로 돌려받는다. 할부 결제를 하더라도 전체 할부 원금이 해당 월 카드 사용액에 합산된다. 사후 결제 변경 또는 취소에 따른 카드 사용액 감소분은 제외한다. 캐시백 한도는 1인당 월별 10만 원이다. 지급 시기는 매월 15일이다. 10월 카드 사용액에 대한 지원금은 11월 15일, 11월분은 12월 15일에 포인트 형태로 충전된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어느 업종까지 소비로 인정하느냐다.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제한한 국민지원금과 달리 카드 캐시백은 최대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의 14개 배달 애플리케이션 실적이 인정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노브랜드 같은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허용한다. 스타벅스 역시 포함한다. 정부 관계자는 “롯데·현대·신세계 외에 지역에 있는 백화점까지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소비 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급적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나 신세계 스타필드, 홈플러스, 애플 직영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대형 종합 온라인 몰, 명품 전문 매장의 사용 금액은 제외된다. 골목 상권 소비를 유도한다는 취지에서다. 또 현금서비스·세금 등 소비와 관련 없는 카드 사용액과 해외 사용액은 인정되지 않는다.
캐시백 사용은 자신이 신청한 전담 카드사 카드로만 가능하다. 카드 사용 시 포인트가 자동적으로 우선 차감된다. 지원금 유효기간은 내년 6월 30일까지다. 사용되지 않았다면 소멸 처리된다. 국민지원금과 동시에 받았을 경우에는 사용 기한이 도래하는 지원금부터 순차적으로 차감한다. 정부의 고민은 캐시백을 받아 사용한 뒤 카드 결제를 취소하는 ‘먹튀’가 발생할지 여부다. 이 같은 사례가 있을 경우 지급 받을 지원금이 있다면 차감한 뒤 주고, 없다면 과다 지급분을 카드 결제 대금과 같은 날 청구해 환수할 방침이다.
코로나19 4차 유행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 조치에도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7월 -0.6%에서 8월 1.0%, 9월 1.2%로 반등할 전망이다. 국민지원금 지급과 백신 접종 확대, 대면 소비 수요의 비대면 전환이 맞물린 효과다. 9월 10일까지 카드 승인액도 전년 대비 20%나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는 추석 명절 할인 이벤트가 끝나면 소비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10월부터 시행하는 카드 캐시백이 다시 소비 진작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생소비지원금 예산은 7,000억 원이다. 10%를 캐시백하기 때문에 정부는 약 7조 원 규모의 민간 소비 활성화를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면 소비를 권장해 코로나19 방역에 지장을 주거나 물가 상승 압력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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