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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재고량 33%로 뚝...삼성 스마트폰 ‘예년의 60%’ 유통

■몰아치는 4대 복합위기

<하> 공급 ‘병목’ 부르는 글로벌 부품대란

반도체 수급난·동남아 셧다운·중국 전력난 등 겹쳐

GV80 6개월 걸려야 출고·갤럭시 Z폴드도 생산차질

공급망 악영향…증권가, 3분기 실적전망 잇따라 하향

사진 설명




승용차를 교체하기 위해 현대차 대리점을 방문한 A 씨는 결국 차량 구입을 미루기로 했다. 인기리에 판매 중인 제네시스 GV80을 구입하려 했으나 6개월 뒤에야 차량을 받아볼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다. GV80뿐 아니다. 전기차인 아이오닉5·EV6의 경우 출고까지 적게는 4개월, 길게는 6개월이 걸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부품 부족으로 차량 공장의 재고는 사실상 바닥”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동남아 지역 셧다운, 중국 전력난, 물류 대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공급망 병목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플렉스 열풍, 비대면 현상으로 국내외 소비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정작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해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을 꿈꾸던 세계경제가 공급망 대란으로 다시 경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가장 큰 피해를 겪고 있는 분야는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부족으로 울산·아산,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휴업을 반복하면서 지난 9월 판매량이 20% 이상 줄었다. 한국GM·쌍용차 등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미국 재고 물량은 정상 수치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부품의 공급 차질까지 우려된다는 점이다. 부품 공급 차질의 진원지는 중국이다. 중국의 전력난으로 랴오닝성 외곽 지역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일부 업체들이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매출 29조 3,294억 원, 영업이익 1조 7,777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분기 엔진 리콜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 1조 8,210억 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하는 셈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근거로 현대차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현대차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조 9,040억 원에서 1조 6,420억 원으로 3,000억 원가량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3분기 미국 신차 판매가 340만 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3~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자동차와 함께 주력 수출품인 스마트폰 생산에도 비상이 걸렸다. 실제 삼성전자의 하반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소비자가 제때 상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 자체가 부족하다는 게 유통 현장의 얘기다. 예년에 비해 유통망에 보유한 물량이 60% 수준에 그친다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게 결정타였다. 실제로 삼성 폴더블폰 시리즈는 출시 1주일 만에 예약 판매 92만 건을 기록했지만 심각한 공급 부족에 100만 대 판매까지는 한 달 가까이 걸렸다. 또 삼성전자가 지난달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던 ‘갤럭시S21 FE(팬에디션)’도 반도체 부족에 출시 연기를 넘어 출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업계에서는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부문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며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6,900만 대로 전년 동기(8,000만 대)는 물론 지난 1분기(7,590만 대)보다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 전망치를 기존 14억 4,700만 대에서 14억 1,4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연 성장률 전망도 기존 9%에서 6%로 낮췄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신산업실장은 “스마트폰에는 AP 같은 핵심 칩 외에도 블루투스·와이파이 같은 다양한 통신 모듈용 반도체가 필요하며 이런 반도체는 해외 의존도가 높다”며 “삼성전자가 재고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공급망 문제가 장기화되면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력난과 베트남 셧다운으로 의류 산업도 공급망 붕괴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의류 업체 대표 A 씨는 “상하이·광저우·다롄 등 공장이 많은 도시들이 계속 2~3일 간격으로 돌아가면서 전기를 끊고 있다”며 “내년 3월까지는 전력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코참)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베트남 내 국내 기업의 가동률은 평균 20% 이하로 뚝 떨어졌다.

조선업계도 액화천연가스(LNG)선, 액화석유가스(LPG)선 등에 필요한 핵심 기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 기일에 맞춰 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적정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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