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고채 금리가 해외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1.5% 수준까지 오른 데 이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더해져 국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등 대부분의 구간에서도 최고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금리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는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2.0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65%로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이는 지난 2019년 5월 28일(연 1.65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년물 금리는 4.2bp 상승한 연 2.292%로 마감했다. 2018년 11월 7일의 연 2.259% 이후 최고치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5.8bp 상승한 1.633%에, 10년물은 10.6bp 뛴 2.258%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개시 관련 언급에 장기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한 때 1.56%까지 치솟았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일(현지 시간) 1.49%로 상승했고 이것이 국내 증시와 국고채 금리 모두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 금리 역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적으로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경기 성장 둔화와 정부 부채 한도 이슈에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40~1.60%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스탠스의 재평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한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국내 채권은 단기적으로 기관들의 투자 심리 훼손, 대외 긴축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국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상단의 불안감 등으로 오버슈팅할 수 있으나 금통위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사라지며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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