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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운동화에 모피코트 입고 '플랙스'한 까닭은?

한남동 구찌 가옥을 찾은 신 회장. (출처: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인스타그램)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LAR 운동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운동화 차림에 화려한 모피코트를 입은 사진이 최근 공개되면서 화제를 뿌렸다.

지난 3일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찌 가옥’ 매장에서 신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신 회장은 운동화에 면바지와 셔츠의 캐쥬얼한 차림 위에 모피코트를 입었다. 평소 신 회장이 전혀 입을 법하지 않은, 화려한 색깔과 문양의 코트를 이날 그가 걸친 이유는 바로 소재 때문이다. 이 코트의 소재는 동물의 털가죽이 아닌 합성 섬유로 만든 페이크 퍼(인조 모피)로 알려졌다. 구찌측은 “신 회장이 착용해 본 코트는 오버추어(Ouverture) 컬렉션 제품으로, 지오메트릭 패턴이 돋보이는 ‘밀크-보르도-멀티컬러’ 페이크 퍼 코트”라고 설명했다. 동물 학대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구찌는 지난 2018년 봄/여름 컬렉션부터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하고 이후에는 인조 모피 제품만 만들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이 입은 모피코트는 자세히 보면 오른 쪽 소매 부분에 마치 실밥이 풀린듯 ‘자연스럽게’ 마감된 디자인인다. 소재에 기반한 친환경과 자연스러움이 표현된 디자인이다. 롯데 관계자는 “현장에서 코트의 디자인과 소재에 흥미를 표하는 신 회장님께 직원들이 ‘한 번 입어보시라’고 권했고, 회장님에 흔쾌히 응하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고 전했다.

인조모피 걸치고, 폐페트병 재활용한 운동화 착용 …'ESG' 경영 행보 맞닿아


또 이날 신 회장의 운동화 역시 사연이 있는 신발이었다. 국내 패션 스타트업이 만든 운동화로 가격은 9만7,000원이다. 롯데케미칼주관으로 7개 업체가 참여한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통해 제작된 제품이다.

지난해 3월부터 롯데월드몰, 롯데월드 등에서 모은 폐페트병 10톤을 금호섬유공업에서 분쇄해 원료화했고, 한국섬유개발원은 원사와 원단을 만들어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인 'LAR'에 제공했다. LAR가 이런 원재료를 이용해 반든 친환경 운동화 중 하나를 이날 신 회장이 신은 모습이 찍혔다.

신 회장은 평소 편한 자리에서 이 신발을 자주 신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이 운동화는 신 회장에게도 전달됐고 이후 신 회장도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면서 "캐주얼 복장에 잘 어울리고 착용감도 편해 주위에 추천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회장이 ‘명품 매장’ 찾은 이유는…한국적인 디자인에 IT로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 제공하는 ‘핫플’




신 회장이 운동화 차림에 구찌 코트를 입고 찍은 사진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고, 이에 배 사장은 인스타에서 게시물을 삭제했다.

일종의 해프닝이긴 하지만 이번 일은 최근 신 회장의 경영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오프라인 유통 매장과 화학이라는 전통산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롯데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변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혁신을 주문하고 최근 현장 행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트렌드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전환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이날 구찌 가옥 방문 역시 그런 최신 트렌드에 대한 ‘현장 체험’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 달 신 회장은 타임빌라스, 롯데백화점 동탄점,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 발걸음을 했다. 앞서 미래형 점포로 꼽히는 이마트 월계점, 차별화 구성으로 관심을 모은 더현대 서울 등 경쟁사를 찾기도 했다.

구찌 가옥은 최근 프리미엄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을 체험할 수 있는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는 곳이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구찌의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한국의 미를 살려 디자인했다. 외관이나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색동 디자인 등이 적용된 제품을 판매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손잡고 만든 ‘가옥 스마트 가이드’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새로운 차원의 스마트 쇼핑을 경험할 수 있다. 위치 기반 기술을 통해 고객이 검색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 및 위치를 손쉽게 확인하며 ‘자기 주도적’ 쇼핑이 가능하다.

이날 신 회장이 구찌 가옥을 찾은 이유도 최근 롯데가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 매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략을 체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주말에 종종 롯데 사업장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매장, 최근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장소 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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