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 2012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버트 레프코위츠(사진) 미국 듀크대 교수가 9일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IBS 개원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하게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멘토링 10가지 원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외부의 자극을 우리 몸의 세포 내로 전달하는 센서인 ‘G단백질 결합 수용체’를 발견한 공로로 2012년 브라이언 코빌카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와 상을 받았다. 그는 1974년 듀크대에서 교수로 일한 후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자의 멘토로 일해왔다.
그는 우선 배우는 사람에게 맞는 멘토링이 필요한 점과 항상 집중할 것을 독려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또 열정을 불태울 불꽃을 만들어줄 것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대신 역량을 쌓게 해줄 것,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할 수 있도록 할 것, 끈질기게 버티게 해줄 것을 강조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학생들에게 내가 당신의 프로젝트에 열정을 갖게 하라고 주문한다”며 “프로젝트를 해도 몇 년간 아무 발견이 없을 수 있는데 긴 호흡으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섬세하게 도움을 줄 것과 스토리텔링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학생들이 성공하더라도 어느 순간 본인이 코칭을 받아 성공했다며 주인 의식이 없어질 수 있다”며 “적정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머 감각도 과학과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계를 보고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이 유머 감각과 연결된다”며 “농담 속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 과학적 발견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학생들이 멘토를 존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을 위해 어떤 것을 갖춰야 하냐는 질문에 스포츠를 예로 들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운동하는 환경을 갖추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야 올림픽에 참여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서 가장 잘하는 학생이 걸러지고 대표팀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에서도 미국이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며 뉴욕 브롱크스 과학고에서 자신이 여덟 번째 수상자인 것을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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