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기증한 2만 3,000여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보존할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지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로 확정됐다.
서울시는 기증관 건립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이건희 기증관’ 건립지로 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 9,787㎡를 확정하는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고 9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황희 문체부 장관은 10 오전 서울공예박물관 교육동 옥상에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문체부는 내년 하반기 국제설계공모절차를 실시한 뒤 설계·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증관은 2027년 완공·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와 문체부는 접근성 및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할 때 기증관 건립 부지로 송현동 부지가 최적의 장소라는 데 뜻을 모았다. 문체부는 이에 앞서 기증관 건립부지 입지분석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기증품 활용위원회’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송현동 부지를 최종 건립부지로 심의·의결했다.
서울시와 문체부는 이날 협약을 시작으로 기증관 건립을 위한 부지 교환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 소유인 송현동 부지 소유권은 내년 상반기 서울시로 이전될 예정이다. 이후 기증관 부지에 대해 국유지와 등가교환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게 된다.
이와 함께 서울시와 문체부는 소속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준비단을 꾸려 기증관 건립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협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송현동 문화공원과 기증관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 결정, 통합설계공모 등 주요 절차에도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송현동 부지는 도보 20분 거리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30여개 박물관·미술관과 60여개 갤러리가 밀집한 서울의 역사·문화·경제 중심지다. 5대 고궁과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등 문화·관광 인프라도 풍부하다.
한편 서울시는 기증관 외 송현동 부지를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문화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인근의 서울공예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등 시립시설 및 광화문-송현동 일대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해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몰, 독일 베를린의 박물관 섬(Museum Island) 같은 세계적 문화·관광 지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서울공예박물관을 비롯해 경복궁, 광화문광장, 국립현대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북촌, 인사동이 인접한 송현동 부지야말로 기증관 건립의 최적지”라며 “서울시는 기증관 건립을 통해 문화·관광 산업을 활성화해 서울을 ‘세계 탑5’ 문화·관광도시로 도약시키는 한편, 세계인이 우리 문화의 정수를 느끼고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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