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국제유가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수입물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은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 한국은행은 국제원자재시장 동향을 통해 “기조적인 원유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80.9달러, 브렌트 유가는 배럴당 82.3달러를 기록했다. 북반구의 겨울철 계절적 수요와 함께 여타 에너지 대체 수요가 확대된 만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면서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이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원유 대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미국 등 주요국의 지속적인 추가 증산 요구를 거부하면서 예정된 증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중순 이후 미국의 비축유 방출과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급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도 지난 25일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원유도입단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원가에 보험료, 운송비 등을 합친 원유도입단가는 올해 배럴당 71달러에서 내년 상반기 78달러까지 상승한 뒤 하반기 74달러로 하락해 연평균 76달러를 예상했다. 2023년에는 배럴당 71달러로 다소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크게 확대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OPEC 등이 내년부터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수요가 늘어나는 등 가격 상승과 하락 요인이 모두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