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맞서 강경투쟁을 예고했던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가 ‘총파업’을 당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가맹점 수수료를 주기적으로 재산정하는 적격 비용 산정 제도 개선을 위한 테스크포스(TF)의 적극적인 운영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카드사 노조는 2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드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잠정 유예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카드사 노조는 지난 23일 여당과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당정협의 결과를 ‘정책 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당국이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엉뚱한 곳의 팔을 비틀었다”면서 “카드사들은 적자폭을 만회하기 위해 소비자 혜택을 대폭 줄이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이라고 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9~2020년까지 카드업계의 가맹점수수료 부문 영업이익은 1,31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추가 인하 조치로 카드수수료의 누적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라고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카드사 노조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F에서 적격비용 재산정제도의 폐지와 신용판매부문의 경쟁력 확보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TF구성 시 사측만이 아닌 카드사노조 대표자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일기능 동일규제’ 적용 원칙을 위한 빅테크·핀테크 수수료율 규제차익 해소와 카드사 신사업 진출, 수익원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카드 수수료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방안과 빅테크와의 형평성 문제,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한 카드산업의 역량제공 등 노사정이 함께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만약 노조 합의 요구와 노조의 참여를 배제한다면 언제든 유예된 총파업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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