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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조 실탄, 반도체·AI·로봇 정조준…동시다발 M&A 급물살

■ '뉴삼성' M&A 선택지는

"삼성, 생각보다 훨씬 빨리 뛰어"

'3년 내 유의미한 인수' 성사 눈앞

시스템반도체 NXP 등 거론 속

기술 시너지 높일 AI기업도 눈독

6G·바이오에도 대거 투자 가능성

한종희(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과 노태문(왼쪽) 사장, 이재승 사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뉴 삼성’ 전략이 대형 인수합병(M&A) 추진으로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7년 전장 업체 하만을 인수한 후 이렇다 할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던 삼성전자는 시간을 따라잡을 수 있는 확실한 매물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그룹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대담하고 적절한 M&A를 추진해 기업 안팎의 역량을 다진 SK그룹처럼 삼성전자도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높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곳에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120조 4,7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6세대 이동통신(6G), 헬스·바이오, 로봇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의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5개 산업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을 품고 있으며 반도체와 모바일·가전이라는 삼성전자의 3대 축과도 연결돼 있다. 무엇보다 최근 삼성전자가 강조해온 고객경험(CX)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키팩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경영진이 최우선적으로 검토했을 곳들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는 “디지털 전환 영역의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M&A 대상이 될 것”이라며 “AI와 결합한 로봇 사업, 차량용 반도체 영역이 가능성이 있고,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바이오 분야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車반도체·로봇 등 인수 대상 거론

각 분야별로 따져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1위를 약속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피인수 기업을 찾을 확률이 가장 높다. 그 가운데서도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수급 불균형) 문제로 몸값이 높아진 네덜란드의 NXP가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NXP가 협상 과정에서 680억 달러(약 80조 원)라는 높은 가격을 제시한 데다 삼성전자의 독주를 막으려는 각국 반독점 규제 당국의 제지가 예상되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시스템 반도체의 설계 전문 팹리스 기업 가운데서도 피인수 기업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미래 산업의 근간인 AI에 주목해 부품과 세트(완제품) 분야가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기업도 물망에 오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AI 플랫폼기업 비브랩스를 인수해 빅스비 개발 효율을 높였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AI 기술의 고도화는 물론 확장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 대상이 될 만하다. 이와 더불어 사내에 상설 조직처럼 만들어진 로봇사업팀에서 보듯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로봇도 M&A를 통해 퀀텀 점프를 이뤄낼 분야로 꼽힌다.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미래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처럼 삼성전자도 로봇 소프트웨어(SW)를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실탄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6G도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준다는 목적에서 M&A를 추진할만한 분야다.

삼성 “M&A 위해 빨리 뛰고 있어”

다만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회사를 인수할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에서 열린 ‘CES 2022’ 기자 간담회에서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하고 있어 어디서 먼저 성사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분의 생각보다 저희는 훨씬 빨리 뛰고 있다”며 한 곳이 아닌 여러 곳과 동시다발적인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한 중·단기 인수 대상을 나눠 검토한다는 점을 밝혀 지난해 1월 말 실적 발표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3년 내 유의미한 M&A”가 성큼 다가왔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재계에서는 꾸준한 M&A를 통해 그룹의 성장 축을 끊임없이 바꿔오고 있는 SK그룹처럼 삼성전자도 기민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SK그룹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와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석유화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양대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SK그룹은 이후 2011년 하이닉스를 전격 인수하며 산업의 쌀인 반도체까지 아우르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반도체 웨이퍼 생산 기업인 LG실트론(현 SK실트론)과 원료 의약품 기업 앰팩, 국내 1위 동박 제조 기업 KCFT(현 SK넥실리스) 등을 차례로 손에 넣으며 미래 성장 동력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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