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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상장 임박에 기관 9조원 이상 순매도…'1월 효과' 실종

대규모 자금 순매도에 증시 하락 주도

LG엔솔 상장 후 자금 '블랙홀' 우려도

코스피가 1.36% 하락 마감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역대급 기업공개(IPO) 대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기관 투자가가 9조원이 넘는 대규모의 자금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 하락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거래량 증가로 주가가 상승하는 ‘1월 효과’가 실종한 셈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락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2,511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2조1,65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두 시장 순매도 금액은 총 9조4,161억원 규모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26%, 5.46% 하락했다. 특히 기관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모두 지난 12일 하루를 제외한 11거래일간 매도 우위를 유지하며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6조1,424억원, 1조246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도 코스피에서 8,548억원을, 코스닥에서 1,51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연초 기관의 강도 높은 매도세는 시장의 여러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IPO 역대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임박함에 따라 증시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는 27일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으로 상장 후 시총은 100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는 코스피 2~3위 규모의 초대형주로 기관 투자가들이 기존 포트폴리오 내 대형주를 팔고 LG에너지솔루션을 담을 가능성이 크다.

또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발생으로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매도 차익 거래 부담도 겹쳤다. 긴축 우려 등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에서 지난달 27일부터 3주간 코스피200 선물 3조2,68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선물이 저평가됨에 따라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은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매도하는 매도 차익 거래에 나섰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 긴축 우려와 대형 IPO를 앞둔 부동자금 증가는 차익 거래가 주가를 내리누르는 힘을 평소보다 강하게 만들었다"면서도 "당분간 수급 부담이 이어질 수 있으나, 이러한 수급 부담은 가격이 낮아지면 저가 매수 유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주가를 계속 하락시킬 악재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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