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주노뭐하지?' 롯데쇼핑 수장들 파격 소통

외부 출신 대표들의 '롯데 답지 않은 행보'

김상현 부회장 서신으로 '사전 신고식'

젊은 직원들과 릴레이 미팅 갖기로

감동 리더십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구성원들에 편지…자기소개 '라방'

게시판 오픈한 정준호 롯데百 대표

일정·아이디어 등 공유의 場 마련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매일 아침 첫 업무는 ‘고객의 소리’ 게시판을 정독하는 것이다. 많게는 하루 200개씩 홈페이지에 올라 오는 불만과 칭찬 글을 꼼꼼히 읽는다. 강 대표는 고객의 칭찬을 받은 직원들에게는 일일이 감사의 이메일을 쓴다. 정성들여 쓴 '사장님의 편지’를 받은 직원들은 감동의 답장을 보내오기도 한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인트라넷에 지난 17일 ‘주노뭐하지?’라는 별도의 게시판을 만들었다. 경영 방침을 본인이 설명하고 직원들의 의견도 가감 없이 듣기 위해서다. 앞서 인사 방침을 직접 브리핑하는 동영상을 올리자 직원들이 1,000개 이상 댓글을 달며 뜨겁게 호응했다.

롯데쇼핑의 대표들이 ‘신선한’ 소통 행보가 화제다. 보수적인 롯데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직원들과 파격적인 방식으로 의사 소통을 하고 있다. 이들은 ‘순수 롯데맨’이 아니라 외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9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김상현 부회장은 다음달 초 정식 부임 직후 직원들과 격이 없이 소통하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연말 임원 인사에서 롯데쇼핑의 수장으로 영입된 그는 개인 일정상 합류가 늦어졌다. 그는 취임 전임에도 서신을 통해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바 있다. 취임 직후에는 우선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과 소규모 미팅을 릴레이로 가질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P&G등에서 현장 영업 직원들과의 미팅인 ‘샘즈카페’ 등을 진행했던 김 부회장은 롯데쇼핑에서도 마찬가지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격 소통은 강 대표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2020년 말 롯데마트부문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취임식을 라방(라이브방송)으로 진행했다. 사무실에서 약 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켜놓고 직접 그린 인생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설명하고, 롯데마트의 상황과 향후 경영 계획과 관련 생각을 가감 없이 전했다. 강 대표는 취임 후에는 전국의 롯데마트를 다니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올 들어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마트를 훑는 중이다.



지난 연말 취임한 정 대표는 더 파격적이다. 자기 소개, 인사 방침 소개 동영상에 이어 ‘주노뭐하지' 게시판을 본격 가동 중이다. 그는 “제가 뭐하는지 공유할 테니 많이 읽고 건강한 제안해달라”며 “앞으로 제가 '고구마'라고 했는데 누군가에게 '감자'로 전달되지 않도록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롯데쇼핑 대표들의 행보는 침체된 조직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온·오프라인의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유통강자의 지위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8년 이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롯데마트·슈퍼 등 할인점 부문이 주 원인이지만 ‘버팀목’ 백화점도 예전 같지 않다. 이에 대한 반전 카드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컨설턴트 출신의 강 대표, ‘신세계맨’인 정 대표를 투입한 데이어 롯데쇼핑 수장에 P&G출신인 김 부회장까지 영입했다. 신 회장의 특명을 받은 이들이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하려면 직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의 롯데의 수장들은 ‘튀는 행보’를 극도로 자제했으나 정통 롯데 출신이 아닌 이들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동영상에서 공언한 대로 내부 공모를 실시해 S급(차·부장급) 직원 중에서 프리젠테이션 면접을 거쳐 키즈·라이프스타일 부문장 등 6명을 선임했다. 과거엔 임원급에게 주워지던 자리다. 강 대표도 롯데마트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바꿔 신개념 매장을 연 데 이어 이달부터는 창고형 할인점 ‘맥스'를 잇따라 연다.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영업이 침체돼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새 대표들이 전에 없었던 소통 방식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직접 전달하고 실천에 나서자 직원들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