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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페이 수수료 손질한다…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종합)

금감원장-금융플랫폼사 간담

"수수료율 더 높다" 카드사 불만에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시스템 추진

빅테크 일제히 수수료 인하 예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플랫폼 간담회에서 관계자들과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박근영(왼쪽부터)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정 원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김명희 신한금융지주부사장, 조영서 KB금융지주 전무./사진 제공=금융감독원




금융 당국이 간편결제 수수료가 합리적으로 결정되도록 공시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간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카드사보다 빅테크의 가맹점 수수료가 높은 데도 규제조차 받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 데 따른 조치다. 간편결제 업체에 대한 금융 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자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도 일제히 수수료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 플랫폼 간담회에서 “간편결제(전자금융업) 수수료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산정·부과되도록 유도하고 수수료 공시 시스템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수수료는 시장에서 결정할 문제이나 소비자들이 수수료에 대해서 비교할 수 있는 정보 제공 채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빅테크 결제 업체들은 폭리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정확한 수수료율 공개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결제 수수료율은 카드사와 빅테크 간 대표적인 ‘기울어진 운동장’ 영역으로 꼽혔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율을 조정해 공표한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부터 영세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0.8%에서 0.5%로 0.03%포인트 인하된다.



카드사와 소비자들은 빅테크 등 간편결제 업체가 카드사보다 수수료율이 높고 관련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금융 당국의 규제 움직임에 영세·중소 사업자 수수료율을 내리기로 했다. 이날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위원회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 취지에 공감해 31일부터 네이버페이 수수료율을 영세 사업자의 경우 기존보다 0.2%포인트, 중소 사업자는 0.15~0.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영세 사업자 기준으로 주문 관리 수수료는 2.0%에서 1.8%로, 결제형 수수료는 1.1%에서 0.9%로 낮아진다. 카카오페이도 31일부터 체크카드보다 인하율이 더 높은 신용카드 인하율 기준에 맞춰 영세업자 0.3%포인트, 중소사업자 0.2~0.1%포인트를 내린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각종 페이의 수수료율이 카드사보다 높았기 때문에 카드사와 똑같은 인하 폭을 적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페이 수수료율이 더 높다”며 “향후 공시 시스템을 도입하면 간편결제 업체들이 더 (인하)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정 원장은 금융 중개 서비스 규제 개선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시행된 일본의 금융 서비스 중개업 등 최근 주요국 규제 사례를 연구하고 업계 현장과 국내 연구 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금융 중개 관련 일반적 규율 체계를 금융위 등 관계 당국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금융서비스중개법은 금융 서비스 중개업 등록시 은행·증권·보험 등 모든 금융권의 중개 영업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내에서는 업권별로 서비스 중개에 대한 규정이 달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핀테크 업체들의 일부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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