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2차 전지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를 본격화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을 통해 전기차 위주인 사업 영역을 전력망·상업·주택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NEC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500억원 안팎에 인수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NEC솔루션은 일본 NEC그룹의 자회사로 2014년 중국 완샹그룹의 ESS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출범했다. 미국 매사추세츠를 근거지로 미국·중국·영국·스위스·독일·일본·칠레·뉴질랜드 등 전세계에 141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986메가와트(MW)의 에너지저장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NEC에너지솔루션은 단기간 급성장 했지만 삼성 SDI(31%)와 LG에너지솔루션(24%)등 한국 기업이 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CATL과 BYD등 중국 업체가 뛰어들며 NEC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약 66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매각가는 2014년 NEC그룹의 인수가와 엇비슷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매각이 활성화되지 않은 점을 이용해 비교적 저렴하게 인수 기회를 얻은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동차 전지와 전동 킥보드 등에 들어가는 소형전지, 신재생에너지를 저장·관리하는 ESS전지로 사업이 나뉜다. 현재는 사업의 90% 이상이 자동차 전지에 쏠려 있다. 상장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본업의 성장을 위해 NEC솔루션 인수를 단행한 것이다. 특히 전기자 폐배터리를 다시 사용하는 과정에서 ESS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NEC솔루션이 진출한 국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ESS사업 진출지역과 상당 부문 겹친다. 인수 후 통합 과정이 다른 경쟁사를 인수했을 때 보다 순조로울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목한 것은 NEC에너지솔루션의 전세계 ESS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NEC에너지솔루션의 소프트웨어 ‘에로스(AEROS)’는 원격 클라우드를 통해 ESS와 이를 둘러싼 전력변환장치(PCS)·계량기·보호장치·냉각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그 밖에 애플리케이션과 원격 저장 플랫폼을 제공해 생산과 소비가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가 최근 상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SI(정보시스템 통합)역량을 갖춘 ESS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는 최근 몇 년간 ESS 관련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사업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NEC에너지솔루션의 SI역량이 특히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우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권 대표는 “화재 원인을 분석한 결과 SI역량이 낮이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우리가 직접 SI를 하려고 하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국내에서도 ESS사업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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