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닝 쇼크를 낸 한국조선해양(009540)이 올해는 흑자 전환한다. 조(兆) 원 단위 공사손실충당금을 쌓게 했던 후판가가 올해 들어선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가 ‘제값’을 받고 수주한 물량의 실적이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되기 때문이다.
9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3838억 원이다. 작년 1조 3848억 원 대 영업손실을 발표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으나 곧장 흑자 전환하는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통상임금 소송 판결과 상반기 후판 가격 급등으로 인한 충당금 설정으로 적자 폭이 대폭 커졌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본다. 먼저 선박 건조 원가의 20~30% 가량을 차지하는 후판가가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모두 올 1분기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대대적인 인상은 없을 전망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후판가가 작년 톤 당 50만 원이나 대폭 오르며 올해는 추가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견조한 수주 실적과 선가 인상도 한국조선해양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불과 두 달여 만에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 4000만 달러의 24%에 해당하는 41억 6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선사와 5347억 원대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 건조계약을 맺었다. LNG 운반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선으로 한국조선해양 수익성 개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앞선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작년부터 오름세인 선가는 올 하반기 실적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조선업의 경우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는 데 통상 1년6개월에서 3년이 소요된다. 오는 7월부터는 작년 초 제값을 받고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잡히며 수익이 눈에 띄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편,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지수는 작년 12월 기준 154.18로 13개월 연속 상승세다. 2009년 5월 156.58 이후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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