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 실적 반등을 이끌었던 배재훈 대표가 3년 임기 끝에 물러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MM 채권단은 지난 9일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배 사장 후임자 선정 안건을 논의했다. 뛰어난 경영 실적에 배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후임자 선정 작업이 진행되며 결국 물러나는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배 대표 임기는 다음달 26일 만료된다. 앞서 배 대표는 2019년 3월 임기 2년으로 선임돼 HMM 경영 정상화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임기 1년 연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노조와 임금협상에서 보인 리더십 문제,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지며 추가 임기 연장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HMM의 한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내부 직원들 실망이 컸다”며 “특히 노조와 임금협상 국면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쪽에서도 불만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HMM 지분 매각 계획도 배 대표의 퇴임을 앞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작년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올해 말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공동 관리가 끝나고, 내년부터 해양진흥공사가 전담 관리하기로 돼 있다”며 “최근 HMM 실적이 굉장히 좋아져서 이제 우리는 손을 뗄 때가 되지 않았나”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지분이 70%가 넘는데 이를 모두 운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매각이 쉽게 되도록 지배주주 지분만을 내놓고는 단계적으로 시장에 매각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후임 대표로 인수·합병(M&A)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배 사장이 물류분야 전문성과 경영능력은 인정받았지만 기업 인수·합병 분야에서는 경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에 이어 HMM을 이끌 후임자로는 상선업계 고위 임원 출신 수 명이 거론된다. 이들은 경영진추천위원회와 인터뷰를 마치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구체적인 윤곽은 이르면 이달 중순 늦어도 다음달 14일 전에 나올 전망이다. 다음달 29일 주주총회가 예정됐는데 새로운 대표를 선출할 경우 해당 안건은 늦어도 주총일 2주 전에는 제출돼야 해서다. 이에 대해 HMM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서종갑·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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