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게임개발사인 펄어비스(263750)가 6년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한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허진영(51·사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표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의 유통·서비스를 맡아 게임 흥행에 크게 기여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실무형 리더’를 앞세워 검은사막 모바일, 붉은사막 등 올해 출시를 앞둔 대형 신작의 흥행을 이어나가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펄어비스는 허 COO를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허 COO는 고려대 물리학과 졸업 후 온네트(현 웹젠온네트) 미디어사업 이사, SK커뮤니케이션즈 커뮤니티실장, 다음게임 본부장, 카카오 게임본부장 등을 지냈다. 다음게임 본부장 시절인 지난 2014년~2015년 펄어비스 대표작 ‘검은사막’의 유통·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7년 펄어비스에 정식 합류해 검은사막 PC·모바일 운영과 서비스 총괄을 맡아왔다. 내부에서는 ‘실무형 리더’로 손꼽힌다.
허 신임 대표는 검은사막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신작 흥행도 이끌어갈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2019년 매출 최고치(5389억 원)을 찍은 후 신작 부재로 인해 2년 연속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마저 전년 대비 72.6% 급감한 430억 원을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올해 2분기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출시를 시작으로 ‘블랙 클로버’ ‘붉은사막’ 등 대형 기대작을 연거푸 쏟아내며 재도약을 노린다. 특히 지난해 국내 대작 게임으로서는 유일하게 중국 판호를 발급 받은 검은사막 모바일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전망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은 텐센트(중국 현지 배급사)가 대작급 기대 신작으로 준비 중”이라며 “첫 분기 일평균 매출을 30억원 정도로 보수적으로 추정할 경우 2분기 연결 매출은 전분기 대비 56% 증가한 1359억원, 영업이익은 5079% 증가한 484억원으로 폭발적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년간 펄어비스를 이끌던 정경인 대표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LB인베스트먼트 게임부문 투자심사역 시절 투자자로서 펄어비스와 인연을 맺은 정 대표는 2016년부터 펄어비스 대표직을 수행해 왔다. 정 대표는 투자 분야 전문가로서 2017년 펄어비스를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2015년 217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을 지난해 4038억 원까지 끌어올려 펄어비스가 국내 굴지의 게임 회사로 발돋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편 허 COO는 정기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정 대표의 향후 거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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