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이 소수주주들의 요구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회장) 개인 회사인 라이크 기획과 계약 해지나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SM엔터의 수익을 몰아준다는 비판을 받던 계약이 바뀌면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진행 중인 매각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성수 SM엔터 공동대표는 전날 열린 제27기 주총에서 라이크기획과 계약 해지나 합리적 대안 마련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빠른 시간에 발표해 달라는 일부 주주들의 요구에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적한 라이크 기획과 계약 이외에도 곽준호 감사 선임안이 통과됐다. 반면 회사가 제안했던 이사 선임의 건은 후보자가 사퇴했고, 유상증자 한도 상향과 주주명부 폐쇄 시한 변경 등은 회사 스스로 철회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을 계기로 SM엔터 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8.9% 매각 협상력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와 SM엔터 측은 이 총괄 프로듀서의 구주에 경영권 프리미엄 120% 가량을 주고 인수한 뒤 카카오엔터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로 신주를 확보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그러나 신주 헐값 인수 논란과 주가 하락 가능성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제3자 유상증자 외에 장외에서 지분을 추가로 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가 대주주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덜 주면 장외에서 시가보다 다소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총 이후 라이크 기획 계약이 불리하게 바뀌고 신규 감사 선임으로 외부 감시가 강화되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남아 있을 이유가 줄어든다. 앞으로 얼라인 측은 감사를 통해 기존 계약의 문제를 짚어 내고 이 총괄 프로듀서가 사내 이사로서 주총 의결을 거쳐 보수를 받으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총회 전까지 SM엔터는 카카오에 지속적으로 추가 제안을 하면서 협상이 답보 상태였다”면서 “주총 이후 SM엔터의 협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