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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정유 '맑음' 車부품 '흐림'…업종 기상도 원자재가 갈랐다

[막오르는 1분기 실적시즌]

원자재값 부담 판매가에 전가

철강도 어닝서프라이즈 기대

'엔데믹' 따른 수요 회복으로

항공·호텔 등도 기지개 켤듯

한온시스템 등 車부품업종은

원자재값 인상에 실적악화 예상





7일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의 막이 오르는 가운데 가격이 뜀박질한 원자재에 대한 기업의 대응 능력이 실적을 가를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에서는 유통·정유·철강·부품 등 원가 부담을 판매가 인상으로 전가할 수 있는 업종과 반도체와 같이 상대적으로 원가 상승 부담이 적은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원자재 가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자동차 부품 등의 업종은 실적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연초에 비해 63%의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어 실제 실적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1분기 추정 실적이 있는 국내 상장사 212곳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545조 7403억 원, 52조 26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2%, 5.16% 증가한 수치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등 대외적 리스크로 상당수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8개의 기업 중 63.3%(62개)가 연초 1분기 전망치보다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의 기업이 대외적 영향으로 실적 추정치가 하향한 것이다.

원·부자재 가격 부담을 판가로 전가할 수 있던 철강·정유 업체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업종으로 꼽힌다. 철강 업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철강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철강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수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제철(004020)(99.4%), 세아베스틸(001430)(40.9%), 동국제강(001230)(31.1%), POSCO홀딩스(005490)(7.5%) 모두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가스 업종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S-Oil(010950)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SK이노베이션(096770)(50.2%),현대중공업지주(267250)(현 HD현대, 33.5%)도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봤다. 특히 S-Oil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보다 29.9% 상승하며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눌렸던 수요가 회복되면서 그간 실적이 부진했던 항공·유통·화장품·엔터테인먼트·호텔 및 레저 분야가 기지개를 켤 것으로 봤다. 증권가는 글로벌 콘서트를 시작한 하이브(352820)(139.3%), JYP Ent.(035900)45.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15.4%) 등의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던 강원랜드(035250)는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003490)은 영업이익이 487.7%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추정치보다 93.3% 폭등한 수치다.

반면 자동차 부품 업종은 원자재 가격 인상의 부담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스엘(005850)(-42%),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34.2%), 한온시스템(018880)(-24.6%) 모두 원자재 가격 인상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장화탁 DB금융투자(016610)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 대외적 요인으로 원·부자재 비용 부담을 그대로 받은 업종은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LG화학(051910)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1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의 영업이익이 134.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03.5%), 삼성SDI(006400)(114.9%)도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13조 10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분기 대비 39.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연초보다 각각 7.2%, 3.3% 추정치가 상향됐다. 다만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 자동차 제조 업체의 영업이익 성장은 크지 않고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의 영업이익이 각각 52.8%, 40.7% 감소할 것으로 봤다.

증권가는 1분기 실적이 대외적 요인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변수에 기업들이 적응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2분기부터는 보다 나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산 키움증권(039490) 센터장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언제 종료되는지에 따라 인플레이션 영향도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물가 부담이 현재보다는 적어지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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