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암호화폐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CEO)의 블록체인 재건안이 개인투자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된다. 자칫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 등을 ‘폰지사기(다단계 금융 사기)’로 서울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고소·고발했다.
19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는 18일 오후 8시 17분께 테라 블록체인 지갑 사이트 테라스테이션에 ‘테라 네트워크 부활안’ 찬반 투표를 올렸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투표율은 39.45%로 정족수 충족까지 200만 표(0.6%)만 남겨두게 됐다. 현재 기관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찬성률은 77.97%에 달한다. 반대와 기권 비중은 각각 0.36%, 1.39%에 불과했고 거부권 행사율은 20.28%였다.
권 대표가 제시한 테라 네트워크 부활 계획은 ‘하드포크(Hard Fork)’다.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복사해 새 블록체인 및 새 루나 코인을 만들되 문제를 일으킨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는 새 체인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권 대표의 계획에 개인투자자들은 “고래(비트코인 대형 투자가)에만 유리하다”며 거세게 반발했지만 기관과의 투표권 대결에서 밀리면서 권 대표의 새 체인 ‘테라 2.0’은 부활이 유력해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를 폰지사기로 보고 법적 조치에 나섰다. 투자자 대리인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는 19일 서울남부지검에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LKB 측은 “권 대표가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알고리즘 설계 오류화 하자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행위 등은 기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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