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년 간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기업에 1500억 원을 지원했지만 80%는 초기 임상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을 받은 16곳 중 3곳만이 임상 3상에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이 ‘주가 띄우기용’ 소재로 활용되는 데 그쳤다며, 앞으로 '옥석 가리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두 부처가 2020~2021년 국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기업에 지원한 예산은 총 1481억90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을 받아 제품화에 성공한 기업은 셀트리온(068270) 한 곳 뿐이다.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곳도 유바이오로직스(206650)(백신), 샤페론(치료제) 두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기업들 중 12곳이 임상 1·2상에서 유효성을 증명하지 못했고, 임상을 중단했거나 임상계획을 변경한 곳도 7곳이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임상시험 승인 등 긍정적 소식이 나올 때는 주가가 올랐다가, 임상 중단·변경이 결정되면 폭락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정부가 지원 기업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했고, 기업들은 주가 관리용으로 정부 지원을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기업을 잘 선별하지 못해 ‘1상 전문기업’에 지원을 몰아주고 말았다”며 “앞으로는 백신·치료제 전문가로 위원회를 꾸려 치열한 선별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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