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분야 올림픽’으로 꼽히는 2022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를 앞두고 바이오 관련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ASCO에서 발표되는 각종 암과 관련된 다양한 치료제 개발 및 임상 진행 현황·결과에 따라 주가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주가를 움직이던 신약 출시 기대감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는 전 거래일보다 1500원(3.41%) 오른 4만 5500원에 지난달 31일 거래를 마쳤다. HLB는 신약 기대감에 한 달간 주가가 40% 넘게 오르는 등 변동성이 극심했다. ASCO에 출전하는 메드팩토(3.78%), 네오이뮨텍(3.24%), 엔케이맥스(2.53%) 등 다른 바이오 기업들도 같은날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항암 분야 올림픽인 ‘2022 ASCO’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데이터가 공개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SCO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암 학회 중 하나로 올해 연례 학술 대회는 미국 시카고에서 다음 달 3일(현지 시간)부터 7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행사로 진행되다 3년 만에 대면 행사가 재개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중에는 HLB·유한양행·엔케이맥스·메드팩토·네오이뮨텍 등이 참여해 진행 중인 임상 결과 및 데이터를 공개한다. 특히 침샘암으로 불리는 선양낭종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2상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HLB에 관심이 모인다. 리보세라닙은 전 세계 최초로 희귀 암인 선낭암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메드팩토 또한 췌장암 2차 요법 국내 1b상 중간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간 신약 출시 기대감에 주가가 출렁이던 바이오·제약 업종은 ASCO를 계기로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ASCO 행사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임상 결과가 발표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바이오 기업인 미라티테라퓨틱스는 암 유발 물질인 KRAS를 표적으로 하는 폐암 치료제의 임상 2상 실험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데이터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주가가 31% 급락했다. 임상 데이터가 공개되는 ASCO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데이터를 공개할 경우 미라티처럼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ASCO에서 만족할 만한 데이터를 공개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주가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증권가는 ASCO를 기점으로 바이오·제약 업계에 대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공개하는 기업을 선별적으로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바이오 섹터의 지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2022 ASCO에서 밝혀지는 핵심 데이터를 꾸준히 눈여겨봐야 한다”며 “ASCO를 시작으로 하반기 데이터 모멘텀이 있는 기업에 선별적인 접근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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