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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뛰는 이재용, 반도체 부사장 10명 교체 특단조치 나섰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율 저조 등 업계 우려에

부사장급 교체 인사 단행 초강수

네덜란드서 M&A 논의 가능성도

사법 리스크 극복 여전히 변수로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 부사장 10여 명을 포함한 20여 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첨단 반도체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이 인사 조치 직후 네덜란드를 직접 방문하는 것도 파운드리 강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임 반도체연구소장으로 송재혁 부사장을 임명하고 남석우 부사장에게 파운드리 기술센터장을 겸임하도록 하는 등 부사장급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파운드리 기술혁신팀장은 김홍식 부사장, 메모리 기술혁신팀장은 박현정 부사장, 플래시 개발실장은 허성회 부사장 등에게 맡겼다. 송 부사장은 메모리사업부 내 플래시개발실장을 맡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는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업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대만 TSMC에 이어 파운드리 업계 2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파운드리 수율(정상 제품 비율) 저조 문제 이슈가 제기되고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이 지체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기술 초격차’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었다.

메모리 시장에서는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업계가 초미세 공정으로 접어들면서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파운드리를 선택했지만 5나노 이하 수율 문제 등으로 업계 선두인 TSMC 추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적 논란까지 나오자 삼성전자가 인사를 통한 사업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출장길에 오르는 등 본격적인 사업 경쟁력 확보에 뛰어든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관련, 서울중앙지법 재판의 불출석 허가를 받아 7일부터 18일까지 네덜란드 출장길에 오른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급을 독점하는 ASML로부터 장비 수급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지만 인수합병(M&A) 관련 논의를 진척시키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유력한 후보로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가 언급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출소된 후 조금씩 현장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건 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경영진 등을 만난 데 이어 백악관·의회 관계자 등과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최근에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국내 반도체 공장을 직접 안내하고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하는 등 미국과의 반도체 협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5년간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구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 부회장이 파운드리 분야 기술 개발과 매출이 지지부진한 것을 두고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다”며 “향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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