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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융사 없는 LG, 모건스탠리와 '동맹'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준비 위해

LG화학 모건스탠리서 재무자문

LG CNS·LG엔솔 IPO도 주관

모건스탠리 한국법인 출신 인사

LG전자 M&A 실무책임자 합류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그룹 본사






LG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 위해 모건스탠리와 다시 손을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LG그룹의 재무 및 사업 관련 자문을 최근 싹쓸이하다시피 할 만큼 공고한 유대 관계를 형성해 재계는 물론 투자은행(IB)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4년 LG카드와 LG증권 매각 이후 금융 계열사가 없는 LG그룹이 모건스탠리와의 협력을 한층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1일 재계와 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재무 자문사로 모건스탠리를 내정했다. 양 사 관계자들은 다음 달 1일 예정된 예비입찰을 위한 협의를 심도 있게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 거래에서 보수적인 LG화학이 모건스탠리를 우군 삼아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동박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기 위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LG화학은 2차전지 소재 중 양극재와 양극도전재인 탄소나노튜브·분리막 등은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 동박은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일진머티리얼즈 등에서 구입해 쓰고 있다. 현금성 자산이 9조 원을 넘는 LG화학은 삼성과 함께 3조 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일진머티리얼즈를 단독으로 인수할 수 있는 후보로 꼽혀왔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올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상장을 성공적으로 주관해 양 사 관계를 콘크리트 수준으로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인 12조 7500억 원을 유치하는 데 모건스탠리는 해외 투자가들을 적극 끌어들이며 힘을 보탰다. 특히 LG엔솔 상장 이후에도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지수에 조기 편입될 수 있게 길을 닦아 MSCI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이 유입되도록 도왔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모건스탠리 글로벌 본사


LG그룹도 모건스탠리가 공을 들이자 지난달 하순 기업가치가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LG CNS의 상장 대표 주관사로 재차 선정하며 화답했다. 최근 IPO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침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LG 측이 가장 믿을 만한 파트너로 모건스탠리를 또 선택하자 IB 업계는 “LG와 모건스탠리가 동맹이라도 맺은 듯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LG CNS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과 모건스탠리의 밀월 관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지주사인 LG는 모건스탠리와 지난해 이전부터 대응 전략을 깊숙이 논의해왔다. 이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하던 S&I 엣스퍼트(LG그룹 건물 관리)와 S&I 건설(LG 계열사 공장 건설) 지분 60%를 팔기로 했고 매각 자문 역시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양측은 긴밀한 협의로 S&I 엣스퍼트와 S&I 건설을 각각 맥쿼리자산운용과 GS건설에 파는 데 성공했다.

올 들어서는 LG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가 조상욱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기업금융부문 대표를 직접 만나 국내외에서 신규 M&A를 위해 적합한 인수 물건을 소개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양 사를 모두 거친 LG그룹의 인사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부터 LG전자의 M&A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충섭 실장은 모건스탠리 한국법인에서 일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때 LG전자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 ‘한온시스템’ 같은 중후 장대형 사업보다는 플랫폼 등 새로운 영역의 투자 기회를 발굴해보자는 얘기가 대표들 간에 오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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