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단독] 대·중견 채용 땐 세금 더 깎아줘…중기와 공제액 차이 좁힌다

[다시 기업을 뛰게하자] 2부. 규제주머니 OUT

<3>대기업 역차별 없애는 세제 개편

기업 규모 클수록 '고용증대 공제' 줄어드는 역진적 구조 손질

통합고용세액공제 신설 검토…중기 '피터팬 증후군'도 해소

R&D·설비투자도 규모별 차등지원 없애 역동성 회복 초점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정부가 기업 규모가 클수록 지원금이 줄어드는 역진적 고용 지원 세제를 바로잡는 안을 검토한다. 중소기업에 비해 채용 여력이 큰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세제 혜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원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꺼리는 ‘피터팬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2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통합고용세액공제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채용을 독려하기 위해 시행 중인 고용증대세액공제를 축으로 사회보험료세액공제 등 여타 고용 지원 세제를 일원화하려는 것이다. 개편안은 다음 달 20일께 발표되는 세법 개정안을 통해 공개된다.

정부는 개편안 중 하나로 고용증대세액공제의 역진적 구조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증대세액공제는 상시 근로자를 1명 늘린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는 제도인데, 지역 소재 기업을 기준으로 중소기업은 1300만 원,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900만 원, 500만 원을 공제받는다. 정부는 이를 바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공제액을 확대해 중소기업 공제액과의 차이를 대폭 좁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기업 규모에 따른 공제 기간도 개편될지 주목된다. 현행 제도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구분하고 각각 2년, 3년간 공제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합고용 세액공제 개편안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지원 규모를 얼마나 늘릴지, 지원 기간을 조정할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모가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공제액을 확대하려는 것은 기업의 실제 고용 창출 여력을 감안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채용 규모가 큰 대·중견기업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게 ‘고용 증대’라는 제도 본연의 목적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 정책 라인이 세제 라인에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영세한 기업에 지원을 많이 해줘야 한다’는 형평 논리에 얽매이기보다는 제도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데 보다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국내 59만 개의 신고법인 가운데 48~49%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중소기업”이라면서 “적잖은 중소기업이 고용을 늘려도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만큼 이들에 초점을 맞춘 현행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역진적 지원 제도가 기업의 성장을 늦출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현행 제도가 중견기업으로 올라서지 않고 중소기업에 계속 머무르거나 중견기업이 됐다가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는 일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지원의 차이를 좁혀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이어지는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중견기업에 속하는 한 철강 회사의 재무 담당자는 “적잖은 중소기업들이 자회사를 세우거나 회사를 쪼개 졸업 시기를 인위적으로 늦추고는 한다”면서 “근로자 수 기준을 넘지 않기 위해 신규 채용을 미루거나 고용 인원을 줄이는 일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용뿐 아니라 연구개발(R&D)·설비투자 세제 등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을 둔 기존 제도 전반을 손질해가는 모양새다. 앞서 정부는 16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표적 증세’ 논란을 키웠던 25%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내려 잡은 바 있다. 또 투자 여력이 큰 대기업의 설비투자(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정부 내 재정 사업이 확대되면서 정부 곳간 사정이 악화한 만큼 고용과 투자 여력이 큰 기업을 독려해 경제성장을 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전 같으면 공공기관을 동원해 우회적으로 지출을 늘릴 수 있었겠지만 공기업 부채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민간 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잠재성장률이 2%로 떨어졌는데 정부가 전면에 나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조세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민간의 활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