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가 글로벌 1위 수성을 위한 초격차 전략으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전담하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생태계 구축사업’ 예비타당성 기획 연구에 착수한다고 23일 밝혔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특성을 뛰어넘는 무기 소재 기반(마이크로 LED, 나노급LED, 퀀텀닷 등)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0.3인치부터 300인치까지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초고선명, 초확장성의 특성을 갖췄다.
산소와 수분에 강한 무기 기반 소재를 활용해 옥외 환경에서도 실내처럼 밝고 선명하게 볼 수 있고, 신뢰성이 높아 기존 대비 2배 이상 더 긴 수명을 구현한다. 패널을 틈새 없이 연결할 수 있어 이론상 ‘무한 확장’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장치를 위한 0.3인치 이하 초소형 디스플레이부터 곡면에 유연하게 부착되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건축용 투명 디스플레이. 300인치 이상 극장용 화면, 공공 미디어용 초대형 디스플레이까지 대응이 가능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혁신 기술로 지목된다.
높은 광효율 특성으로 작은 화소로도 기존 제품 이상의 밝기를 낼 수 있는 ‘초절전’ 구현이 가능해 융합 산업의 환경 이슈에도 적합하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를 비롯한 산·학·연 소속 핵심 전문가 19명은 이번 활동의 일환으로 이날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시장 정체, 경쟁국 추격 등으로 위기를 맞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글로벌 1위 수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으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를 개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의 상업화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영역이다.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의 최대 생산국인 중국과 대만 등이 마이크로LED 광원 기술을 확보했지만 경제성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제조 방식을 바꿔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나노급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기술 확보와 밸류체인 형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기획에서는 무기 발광 원천 소재·부품부터 제조·공정, 혁신 제품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초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공급망을 국내 패널 기업과 함께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협회는 내년 3월까지 연구기획사업을 추진해 보고서를 도출하고, 산업 전반의 의견 수렴을 거쳐 2023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이동욱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예타 기획을 통해 기존의 시장과 기술을 뛰어넘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K-디스플레이 산업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선순환적 공급망 체계를 확보하는 동시에 세계화를 주도해 나갈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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