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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숨 막히는 '데이터 폭증' 시대, 똑똑한 저장장치가 해결"

최진혁 삼성전자 부사장이 30일 제주 신화월드 랜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도 대한전자공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전자공학회 유튜브 캡처




삼성전자가 데이터 폭증 시대에 대비해 ‘융통성’을 지닌 정보 저장 장치 개발에 사활을 건다. 전통적인 저장장치 기능을 넘어, 스스로 데이터를 분류하거나 연산할 수 있는 저장 장치 솔루션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전략이다.

30일 최진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제주도 서귀포시 신화월드 랜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도 대한전자공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에 참석해 회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저장 장치(스토리지) 기술을 소개했다.

최 부사장은 최근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고도화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며 '데이터 중력'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진혁 부사장이 데이터 중력(data gravity)를 설명한 발표 자료.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용어는 마치 지구가 중력으로 사물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폭증하는 데이터도 중력을 가지게 되면서 각종 IT 응용기술과 서비스를 그 중심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최 부사장은 "서비스와 AI 기술이 최대한 데이터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생산성이 올라가고 정보 지연성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존하는 정보 저장 기술로는 데이터 근처로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스토리지 기술이 데이터가 증가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서다. 최 부사장은 이를 '메모리 장벽(wall)'이라고 표현했다.

최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용량 확대 외에도 낸드 기술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지를 고안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개발 중이거나 생산하는 차세대 저장장치 제품군으로 △컴퓨테이셔널 저장장치(CSD) △존드네임스페이스(ZND) △스마트 SSD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SSD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SSD 등을 소개했다.

이 제품군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융통성'이다. 전통적인 저장장치는 단지 중앙처리장치(CPU)가 연산한 정보를 쌓아놓고 꺼내기만 하는 창고 역할만을 했다.



이제는 저장 기능을 넘어 스스로 연산하고 분류하는 역할까지 해내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마치 창고 안에 유능한 일꾼을 배치하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그는 이렇게 하면 CPU가 지나친 업무로 과부하가 오는 것을 예방하면서, 같은 면적의 서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른쪽이 CSD 컨셉. 삼성전자는 CPU가 모든 연산을 책임지는 것을 넘어, 저장장치도 연산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차세대 저장 장치의 대표적인 컨셉이 CSD다. 기존 서버에서는 대부분의 데이터를 CPU가 연산해 SSD로 전달했다면, CSD는 CPU가 SSD에게 연산을 떠넘긴(offloading) 후 결과 값을 보고받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또 CPU와 SSD 간 데이터 교환이 늘어나면서 야기되는 병목현상을 줄이기 위해 저장장치 안에 NPU를 탑재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SSD에 NPU를 탑재한 컨셉(오른쪽). SSD가 CPU 연산에 필요한 정보를 족집게처럼 골라내면서 CPU-SSD 간 병목 현상을 줄인다. 사진제공=삼성전자


CPU가 저장 장치 안에서 특정 정보를 꺼내고 신호를 보내면, 저장 장치 속 NPU들이 이를 인지해 족집게처럼 맞춤 정보를 골라 전달하는 방식이다. 서버 내 수많은 SSD가 유사해 보이는 정보를 무더기로 보낼 때보다 CPU-스토리지 간 데이터 병목 현상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이다.

그는 이런 신기술을 고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삼성 화성캠퍼스 연구센터인 DSR 1층에 마련될 예정이다.

최 부사장은 "스토리지 관련 연구 분야는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았다"며 "삼성전자는 이 분야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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