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6차 대유행 초입에 진입한 가운데 감기약·해열제 생산 업계가 긴급 점검에 돌입했다.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는 어렵지만 올 1분기 오미크론 대확산 때와 같은 품귀·품절 사태는 어떻게든 피해보겠다는 게 업계의 전략이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 삼일제약(000520), 대원제약(003220), 일동제약(249420) 등은 생산량·재고량·수요 변동 등을 긴급 점검하면서 확진자 급증에 대비하고 있다. 여름철은 감기약의 비수기여서 제약사들은 연간 생산계획을 짤 때 여름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적게 잡는다. 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자 각 사별로 시나리오별 수요 대응 대책 수립에 나선 것이다.
대원제약은 ‘콜대원’ 등 감기약 재고를 체크한 결과 확진자 증가세에 따라 공급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4월 이후 오미크론 확산이 뜸해졌을 뿐 코로나19가 사라진 게 아니다보니 수요가 꾸준해 재고를 충분히 쌓아 놓기 힘들었다”며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모니터링한 결과 감기약 수요가 급증할 수도 있겠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루 30만~40만 명 확진자가 나오던 오미크론 대확산 때와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면 품귀나 일부 지역 품절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제약도 감기약 ‘판피린’ 수급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판피린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수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동제약 관계자 역시 “재유행 상황을 주시하면서 테라플루, 캐롤에프, 캐롤비 등 관련 품목 수급과 유통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열제 부문에선 삼일제약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 현재 ‘부루펜’ 재고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생산본부 직원들이 주말이나 휴가 중에도 틈틈이 나와 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하루 10만~15만 명 확진 수준에서 발생할 수요에는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존슨앤드존슨도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타이레놀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전사 차원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감기약과 해열제를 대량으로 미리 사두는 ‘사재기’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정작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에게 약이 돌아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물론 민간도 감기약 수급에 대해 불안감을 일으킬 수 있는 언급을 모두가 삼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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