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최대 18%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 사업을 삼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하반기 실적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1일 보고서에서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8~13%가량 떨어질 것으로 봤던 당초 예상치를 더 내린 셈이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하락 전망치도 당초 0∼5% 수준에서 3%포인트 정도 더 낮춰 잡았다. 소비자용 D램은 셋톱박스와 스마트 TV, 인공지능(AI) 스피커,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로 쓴다.
트렌드포스는 “한국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와 고객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가격 타협 의지를 높이면서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며 “소비자용 D램 가격은 4분기에 3∼8% 더 낮아질 것이고 지속적인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14.0% 떨어졌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도 6월보다 3.8% 하락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전 세계 반도체 판매량이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구체적인 감소량은 밝히지 않으면서 6월 전 세계 반도체 집적회로(IC) 판매량이 전월 대비 줄었다고 진단했다. 6월이 신학기 가전, 정보기술(IT) 수요가 많은 달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부진이었다. 그간 6월 반도체 판매량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시점은 1985년의 1%였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경영실적도 강하게 꺾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5%에 달하는 SK하이닉스가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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