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에도 추석을 앞두고 작황이 부진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일제히 급등해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물가 정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생산자물가가 7개월 연속 오른 만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47(2015년=100)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4월(1.6%), 5월(0.7%), 6월(0.6%), 7월(0.3%) 등으로 점차 둔화됐지만 지수로는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2% 오르면서 20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공산품 하락에도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서비스 등이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축산물(-2.0%)과 수산물(-3.5%) 하락에도 농산물이 11.9%나 오르면서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4.1% 상승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이 3.9% 오른 반면 공산품은 0.6% 하락했다.
개별 품목으로 살펴보면 농산물 중에서도 시금치와 배추 가격이 각각 한 달 만에 204%, 47%나 급등했다. 작황 부진에 폭우 등으로 생산에 영향을 받았는데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가격이 들썩이는 것이다. 돼지고기(-5.4%)나 쇠고기(-4.5%), 물오징어(-18.4%) 등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은 떨어졌다.
공산품 중에서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각각 7.9%, 12.6%씩 떨어졌다. 자일렌(-11.5%) 등 화학제품이나 동1차정련품(-14.5%) 등 제1차금속제품도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식용정제유(13.4%)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양돈용 배합사료(4.1%) 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비스 중에서는 호텔(16.4%)과 국제항공여객(7.5%)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영화관 역시 4.2% 올랐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7%다. 원재료(4.5%), 중간재(0.1%), 최종재(0.5%) 등이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합친 7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과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0.6%) 상승에도 공산품(-0.7%)이 하락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